KCGI, 한진칼 임시주총 소집 요구…"연내 개최 가능"

입력 2020-11-20 17:46
수정 2020-11-20 17:50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 등 3자연합은 한진칼에 연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주총 안건은 신규 이사의 선임과 정관 변경이다.

KCGI는 “이번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하고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묻겠다”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겸비한 신규 이사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함으로써 회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진칼 이사진은 조 회장, 석태수 사장, 하은용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사외이사 8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다.

KCGI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 지원을 위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대는 방안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산은이 한진칼에 5000억원을 투입하면 10% 가량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3자연합과 조 회장 일가에 이은 3대 주주로, 이른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KCGI 등 3자연합의 우호 지분율은 46.71%,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은 41.4%다.

산은의 이 같은 계획은 조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하기 위한 특혜에 불과하다는 것이 KCGI의 주장이다. KCGI는 “정관 변경을 통해 산은이 이번 투자합의를 통해 한진칼에 요구했다는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여러 방안 등 회사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산은이 설명한 항공산업 재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한진칼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 등에 대한 신중한 실사조차 실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안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 KCGI의 주장이다.

상법은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가 이사회에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만약 이사회가 청구를 받고도 주총 소집 절차를 밟지 않으면 주총 소집을 청구한 주주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한진칼 이사회가 청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KCGI는 이사회가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소집통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연내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