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화학, 中서 테슬라 배터리 '싹쓸이'

입력 2020-11-20 17:37
수정 2020-11-27 18:43
LG화학이 내년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Y에 들어갈 배터리를 전량 수주했다. 강력한 경쟁 상대로 꼽히던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을 제쳤다. 한·중·일 3국 간 ‘배터리 전쟁’에서 한국이 다시 한번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와 내년 초부터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Y의 배터리를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Y는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에 이어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두 번째로 생산하는 제품이다. 모델Y엔 중국 난징의 LG화학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통형 NCM(니켈 코발트 망간) 배터리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전기차에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되는 건 중국산 모델3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저가형 모델3에는 중국 CATL이, 고급형 모델3에는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선 모델Y 배터리를 LG화학, CATL, 파나소닉이 나눠서 수주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LG화학이 전량 공급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의 주력인 LFP(리튬 철 인산) 배터리로는 고급형 차량인 모델Y의 무게와 성능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LG화학과 CATL의 기술력 격차가 다시 한번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주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LG화학의 점유율이 크게 상승할 전망이다. 중국 톈펑증권은 “테슬라의 내년 중국 시장 판매량이 올해보다 76% 많은 88만 대로 예상된다”며 “이 중 모델Y 판매량은 36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는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내년 예상 판매량을 기준으로 추산하면 LG화학의 모델Y 배터리 수주액 규모는 최소 연 3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