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소통 나선 유니클로…"특산물로 마음 나눠요"

입력 2020-11-20 18:07
수정 2020-11-20 18:09
원격수업, 재택근무 등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진행하던 마케팅 활동에서 벗어나 지역 중심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기업 유니클로는 지역마다 특색을 살린 사은품으로 지역사회에 한 발 더 다가가고 있다.

부산 기장미역·남양주먹골배즙…감사제 선물로 지역 특색 살린 선물

유니클로는 20일 '마음나눔 감사제' 행사를 시작하며 지역 매장마다 현장 직원들이 직접 고른 특산물을 고객 선물로 증정하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 밀착형 활동을 위해 전국 각지 직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물이다. 직원들이 직접 제안한 지역 특산물을 각 매장에서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증정, 감사제 주제인 ‘마음나눔’의 의미를 전달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에서는 지역형 예비 사회적 기업인 '나무를 심는 사람'의 '여기당수제잼'을 증정한다. 이는 대구 지역 과수 농가의 어려움을 접한 지역 매장 직원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유니클로 대구 신세계점 관계자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장애인 고용도 적극적으로 창출한다는 점에서 여기당수제젬을 고객 선물로 제안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지역 명물인 기장사람들의 '네잎클로버 미역'이 사은품으로 뽑혔다. 경기도 남양주는 태풍 '링링'으로 낙과 피해를 본 농가를 돕고자 먹골배배즙이 사은품으로 풀렸다. 커피로 이름난 강릉은 수익금 일부를 농어촌 후원금으로 사용하는 '강릉커피선식'을 유니클로 매장에서 증정한다. 이와 함께 강화도의 속노랑 고구마, 경기도 광주의 퇴촌 토마토, 무주 반딧불 사과, 해남고구마 생산자 협회의 고구마, 이천 임금님표이천쌀, 대전 생생농장 표고버섯, 제주 황금향 등이 사은품 대열에 올랐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고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지역에 대해 지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진 직원들이 지역사회의 니즈를 파악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아이템을 제안한 덕분에 고객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지역 유니클로 매장 직원, ‘우리동네 해결사’로 나선다

이는 유니클로가 전국 각지 매장에서 지역 밀착형 활동을 추진하는 ‘개점경영’ 전략을 활용한 결과물이다. 개점경영은 해당 지역에서 나고 자라거나 오랜 기간 지역에 근무한 직원들이 '우리 동네'에 필요한 것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방식이다. 지역 매장 직원들 스스로 지역사회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하고 도울 방법을 모색해 실천한 것이다.

실제 겨울 감사제 행사 전에도 이 같은 사은품을 증정한 지역 매장들이 있다. 올해 초 코로나로 극심한 고통을 겪었던 대구 지역 매장에서는 여름에 열린 유니클로 감사제 행사 선물로 성주참외를 증정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교에 급식이 진행되지 않아 농산물과 과일을 납품하던 농가들이 타격을 입은 사실이 전해진 결과다. 대구 지역 유니클로 직원들은 이 같은 점에 착안, 경북광역급식센터와 협력해 주변 농가로부터 참외를 구입하고 고객에게 선물했다.

유니클로 대구 신세계점 관계자는 "성주참외는 대구 지역 농가도 돕고 고객들도 만족하는 선물이었다"며 "지역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 뿌듯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새로 문을 부산 삼정타워점에서는 개점 기념 선물로 부산 특산물인 대저토마토를 증정했다. 매장 개점 준비 당시 홍선선 유니클로 삼정타워점점장이 20년 넘게 진행되던 대저토마토 축제가 올해는 코로나19로 취소돼 지역 농가들이 어려움에 처했단 소식을 접하면서 애쓴 결실이다. 홍 점장은 이 같은 상황을 본사에 공유하고 현지 농가로부터 토마토 600kg을 구매해 고객에게 증정했다.

홍 점장은 "의류매장에서 토마토를 증정한다는 사실이 색다르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당시 부산 지역 토마토 농가가 어렵다는 사실에 모두 공감하던 만큼 고객들 반응도 좋았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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