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항공 소유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주택토지공사(LH)에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자, 여기저기서 잡음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로부터 제안을 받은 LH는 선뜻 나서지 않고 있는데다, 마포구는 이 같은 계획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20일 성명을 내고 “다른 지역의 공원 조성을 위해 마포구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서부면허시험장 부지 맞교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매입을 위한 LH와의 맞교환 부지 중 하나로 서부운전면허시험장을 검토하고 있다. LH가 먼저 송현동 땅을 매입해주면, 서울시가 보유한 땅과 바꿔주는 맞교환 방식이다.
마포구는 서울시가 구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부지 교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청장은 “일방적 부지 맞교환이 아니라 지역 현실과 수요에 맞는 최적의 활용안을 마련해야한다”며 “국토부와 서울시, 마포구,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구했다.
서부면허시험장은 총 7만2571㎡ 규모로, 이중 서울시 부지는 91%인 6만6100㎡다. 이 부지의 가운데에는 5644㎡(8%)규모의 마포구 소유 부지가 포함돼 있다. 나머지 787㎡(1%)는 경찰청 소유다. 공시지가는 2600억원 수준으로, 8·4 부동산 대책에서 공공임대주택 등이 들어설 택지로 지정됐다.
LH측은 서울시로부터 시유지 맞교환 방식으로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매입을 제안받았으나 아직 최종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오는 26일 송현동 부지 매각 조정 합의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