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방출 방식을 내년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 전까지는 결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방출 시점에 대해서는 “2022년 여름 전에는 실제 방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20일 서울 중학동 대사관에서 원전 오염수 방출 방식을 언제 결정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고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내 방출 방식을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오염수 방출 방식은 해양 방류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현재 오염수 방출의 방식으로 해양 방류와 수증기 방출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선택지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로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경계가 없는 해양이 오염되고 수산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을 비롯해 주변국에서 가장 우려해왔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대사관 관계자가 한국 수협중앙회에 가서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염수를 방출하는 시점은 2022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로 정화한 오염수를 보관하고 있는 탱크가 2022년 여름께 가득 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 시작할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2022년에는 탱크가 가득 차게 된다”며 “2022년 여름쯤을 상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 방류 전 주변국 동의를 받지 않으면 유엔해양법협약 등 국제법에 위반될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국제 관행상 모든 국가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물에 대해서는 해양 방출을 자연스럽게 하고 있다”며 “한국의 월성 원전에서도 해양 방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오염수와 월성 원전의 배출수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ALPS 방식으로 정화처리를 끝낸 ‘처리수’라 주장해도 대규모 방사능 유출 사고가 일어난 원전의 오염수는 정상 가동되는 원전의 배출수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 등 주변국에 의한 모니터링이나 제3자에 의한 검증을 받아들일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 관계자는 오염수 방출 전후 과정 검증과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의향에 대해 “모니터링에 관심이 있으면 모든 정보를 공개하도록 돼 있다”며 “일본 정부가 적절한 모니터링 방법에 대해서도 강구하고 한국이나 주변국과 협의를 통해서 방식을 제공하는 방법을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우려도 이해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의 염려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그래서 이런 기회도 마련했다”며 “우리도 일본 국민이 있고 국민의 건강이나 생명에 해로운 방법을 택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이날 브리핑도 일본대사관의 요청으로 열렸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일본 정부가 투명하게 국제사회에 오염수 상황 등에 대해 설명했다는 입장이다. 일본대사관에 따르면 일본은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도쿄 주재 외교단 대상 설명회, 매월 1회 외교단에 정례 통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경제협력개발기구 원자력기구(OECD NEA)를 비롯한 다양한 국제회의, 정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오염수 상황 등을 국제사회에 설명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의 의견 등을 듣는 청취 기회도 마련해왔다”며 “한국 정부와는 빈번하게 수시로 연락을 취하면서 협조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