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이래 부진을 면치 못하던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출시를 앞두고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자동차업계 안팎에서는 그간의 설움을 씻어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달 말 미국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 GV80의 사전계약 물량이 최근 2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5월 사전계약 시작 후 6개월 간의 집계치이나 지난해 제네시스의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이 2만1000여 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장세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GV80의 인기는 국내 시장에서 먼저 입증됐다. 올해 초 출시된 GV80은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2만7032대를 기록했다. 이미 연간 목표치 2만4000대를 돌파한 것은 물론, 현재까지도 수개월에 달하는 대기 기간이 있을 정도다.
높은 인기의 비결로는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항층 개선된 동력 성능, 승차감, 정숙성 등이 꼽힌다. 특히 자동차 시장이 SUV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고급 SUV를 원했던 국내 30~40대 고객층 수요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현지 매체들도 GV80의 이러한 평가에 동조한다. 강력한 주행 성능과 정숙성, 고급스러운 실내외 디자인 등 '잘 만든 럭셔리 SUV' '다 갖춘 차' '소음이 없는 차'라는 칭찬이 쏟아진다.
미국 온라인 미디어 '슬래시기어'는 "힘에 여유가 있으며 충분히 빠르고 가속력도 뛰어나지만 거칠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GV80의 실내는 전반적으로 놀랍다. 모든 부분을 신경 썼다는 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모터1'은 "매끄러운 엔진음으로 세련된 럭셔리 자동차에 어울리는 주행 경험을 연출한다"고 전했다.
실내 정숙성을 높이고자 세계 최초로 적용한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기술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낼 때 이외에는 엔진의 존재를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라며 '소음이 없는 차'라고 평가했다.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는 직접 주행하며 실내 소음을 측정하고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60보다 겨우 1㏈ 크다"며 "최고급 리무진 마이바흐급 정숙성"이라고 강조했다.
GV80가 그간 미국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왔던 제네시스 브랜드에게 역전의 기회를 마련해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 3분기 미국 시장에서 3745대를 팔아 프리미엄 브랜드 최하위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1만1285대로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가장 적다. SUV 비중이 60%가 넘는 미국 승용차 시장을 세단 뿐인 라인업으로 두드린 탓이다.
업계는 GV80가 미국 승용차 주류인 SUV 시장에서 주목할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준중형 SUV인 GV70도 준비되고 있기에 현지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존재감이 한 층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제네시스 GV80는 호주, 러시아, 중동 등에서도 연내 판매를 앞두고 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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