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내 말 좀 들어달라…내년 예산, 양극화 심화시킬 것"

입력 2020-11-19 17:53
수정 2020-11-19 17:55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사진)은 19일 국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한국판 뉴딜을 언급하며 "여기저기서 한두 장짜리 사업계획서를 가지고 국가가 주는 보조금을 쉽게 따낼 수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그 소리가 더욱 증폭될까 봐 두렵다"고 비판했다. "제 말 좀 들어달라…양극화 큰일 났다"조정훈 의원은 이날 "제 말 좀 들어달라. 큰일 났다"며 운을 뗐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홍길동이 사라지고 있다. 보통의 자산과 보통의 소득, 보통의 안전을 누리는 보통의 국민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는 "그 대신 골프장의 긴 대기자 명단과 매일 배송에 힘들어서 죽어가는 제 동갑내기 고(故) 김원종 선생님만 보인다"며 "양극화가 우리 사회의 등뼈를 부러뜨리고 있는데 2021년 예산안에는 이런 절박함이 묻어나고 있냐"고 말했다.

그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양극화, 격차, 소득 격차라는 단어가 2588번 나오지만 턱도 없다"며 "현대모비스를 총괄기관으로 하는 예산이 169억원 배정돼 있는데 덕지덕지 묻은 대기업 지원 보조금을 다 발라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산은 시장이 할 수 없는 일 하는 것"조정훈 의원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서 3조9000억원 금액이 소상공인에게 지원했는데 임대료를 받는 건물주를 위한 건물주 지원금이었다"며 "소득 불평등을 위한 개인과 가계 보조금도 너무 인색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판 뉴딜 핵심은 양당 여러분이 지키고 싸우겠다고 하는 21조원이 본질이 아니다"며 "환경과 인간, 기계와 인간, 대기업 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 재계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중요한 수단은 돈이 아니라 과감한 규제 개혁을 통해 차갑게 식어가는 시장 역동성을 재발화시키는 것"이라며 "예산은 시장이 할 수 없는 일, 기본소득과 같은 신(新)복지체제를 구축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