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품·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앞으로 5~7년 내 식물성 고기·유제품 매출을 10억유로(약 1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니레버의 올해 식물성 고기·유제품 매출은 2억유로 규모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를 5배가량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2년 전 인수한 네덜란드 대체육 회사 베지테리언부처 등을 중심으로 이른바 '가짜 고기'로 불리는 대체육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하네케 파버 유니레버 식품부문 사장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보다 식물성 식품을 선호하는 것이 옳은 행동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유니레버는 우유를 넣지 않은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니레버는 식물성 고기·유제품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미국 대체육 회사인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 등은 '버거용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네슬레, 켈로그, 타이슨푸드 등 글로벌 식품업체들도 관련 투자를 늘리려 앞서나가고 있다. 하지만 유니레버는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경쟁사들을 제치고 버거킹에 식물성 패티를 공급하는 데 성공하며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파버 사장은 "식물성 고기·유제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전체 육류·유제품 시장의 50%까지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올해 글로벌 대체육 시장은 작년보다 13%가량 증가한 210억달러 규모로 전망된다. 또 식물성 유제품 시장은 지난해보다 5% 증가한 16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건강과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체육 시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 들어 8월까지 식물성 고기·유제품 판매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0% 증가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