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끌고, 지자체 밀고…충북 '2차전지 거점' 노린다

입력 2020-11-18 17:37
수정 2020-11-19 02:54
충북이 모바일 및 각종 정보기술(IT) 기기,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LG화학이 청주와 오창에 전기차 배터리 관련 대규모 투자를 본격화하고, 중소기업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2차전지 부품 국산화를 앞두는 등 대·중소기업의 투자가 활발하다.

충청북도는 대·중소기업의 2차전지 산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유치에 나섰다. 도 관계자는 18일 “2차전지를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충북은 대기업 투자와 중소기업 기술 개발이 함께 이뤄지는 기반을 갖췄다”며 “소부장특화단지는 충북을 2차전지 중심지로 만드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다음달 배터리사업부를 분사해 청주와 오창공장을 중심으로 투자를 가속화한다. 청주공장은 배터리 원재료인 양극재, 오창공장은 LG화학이 국내에 공급하는 배터리를 생산한다. 도는 LG화학이 배터리사업에 연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인식하고, 지역의 2차산업 육성 전략과 연계하기 위한 분석에 들어갔다.

충북 증평에 있는 한국알미늄(대표 김창호)은 리튬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셀파우치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원자재로 사용하는 필름과 접착제를 국산화했는데, 최근 소형과 중대형 셀파우치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국내 전지업체와 시제품을 테스트 중이다. 김창호 한국알미늄 대표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2차전지 부품의 자립화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내년부터 셀파우치 생산에 들어가고 전용 생산라인도 갖춰 국가 기술력 확보에 기여하겠다”고 설명했다.

도는 관련 산업도 집중 육성·지원하기 위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충북산업발전전략(2016~2025년)에 2차전지산업을 포함시켜 기술 고도화·융합화를 지원하고 있다. 2차전지 공동 연구개발(R&D)과 전·후방 기술 지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충북에는 2차전지와 핵심 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소재·장비·응용제품 제조기업 300여 곳이 몰려 있다. 한국표준산업분류(KSIC)상 2018년 기준 생산액 1위(10조6000억원), 종사자 수 2위(1만5300여 명), 기업체 수 5위(291개)를 차지했다.

충북은 수도권과 가깝고 고속도로, 청주국제공항, KTX 오송역 등 도로·항공·철도망이 잘 갖춰져 있다. 대학과 기업부설연구소도 많아 기술 개발과 기업 지원 인프라도 풍부하다. 그러나 기업 생태계 구축과 소재·부품·장비산업 간 연계·협력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도가 소부장특화단지 유치에 나선 이유다.

정부는 오는 30일 5개 지방자치단체 중 한 곳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을 연계하는 지구 단위의 클러스터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연계한 소부장특화단지를 조성해 2차전지 국산화 및 기술 고도화, 실증 기반 및 소부장 생산허브 구축, 기술혁신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