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각종 신분증과 자격증을 카카오톡에 담을 수 있는 ‘카카오 지갑’ 서비스를 올해 선보인다. 카카오톡에서 비대면으로 다양한 상품의 렌털·정기배송을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는다. 카카오톡이 단순 모바일 메신저에서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물 지갑 완전 대체”
여민수·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는 18일 개막한 개발자 행사 ‘이프(if) 카카오 2020’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카카오는 신분증, 자격증, 증명서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카카오톡에 보관·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를 늦어도 다음달에 내놓는다. 스마트폰에 카카오톡만 설치돼 있으면 편리하게 본인 증명이 가능한 서비스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 허가를 받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비롯해 연세대 모바일 학생증, 산업인력공단 국가기술자격증 등이 우선 들어간다. 카카오는 다른 국가공인자격증, 장애인복지카드, 국가유공자증도 추가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모바일 기기로 간편하고 안전하게 신원을 저장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 일상은 더 편리해질 것”이라며 “나중에는 카카오톡이 실물 지갑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19일에는 카카오톡에 렌털·정기배송 서비스를 추가한다. 위니아에이드의 딤채 김치냉장고를 시작으로 올해 바디프랜드, 위닉스, 한샘 등이 자사의 렌털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내놓을 예정이다. 앞으로 가전, 가구뿐 아니라 식품, 화장품 등을 정기 배송받거나 청소대행 같은 정기 계약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여 대표는 “보통 13단계 정도를 거쳐야 하는 정수기 렌털 과정을 축소하고 신용정보 조회, 서류 작성 등도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내년 상반기에는 구독 기반의 콘텐츠 플랫폼도 선보인다. 콘텐츠 소비자가 뉴스, 지식 정보,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취향에 따라 구독하는 방식이다. 조 대표는 “국내 이용자에게 익숙한 한국형 포털 방식으로 콘텐츠를 보여줄 예정”이라며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후원을 받거나 월정액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유료 구독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신규 플랫폼은 PC와 모바일 웹은 물론 카카오톡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기업 홍보와 고객관리용으로 주로 쓰이는 카카오톡의 채널 서비스도 개편한다. 입점 업자들은 예약, 구독, 배달, 티켓예매 등 업태에 따라 채널 형식을 바꿀 수 있고, 기존 관련 웹사이트와 SNS 등도 연동할 수 있게 된다. 음원 유통 서비스 멜론에는 ‘트랙제로’라는 서비스를 추가한다. 음원 창작자면 누구든 음원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다. 저작권이 확보된 음원은 판매도 가능하다.
각종 서비스가 추가되면서 올해로 출시 10주년을 맞은 카카오톡은 생활 플랫폼으로 더욱 진화하게 됐다.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한 카카오톡은 수천만 명의 이용자를 바탕으로 게임 유통, 온라인 상거래, 뉴스·동영상 유통 등 각종 서비스를 추가해왔다. 인증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카카오톡의 쓰임이 크게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카카오톡 10주년을 맞아 존재 이유를 다시 생각해봤고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으로 그 비전을 재정립했다”며 “앞으로도 카카오다운 방식으로 모두의 더 나은 삶과 내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