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 조각의 아버지' 최만린 별세…향년 85세

입력 2020-11-18 10:41
수정 2020-11-18 10:43

한국의 추상 조각을 이끈 최만린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1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 후 미국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수학했다. 이후 서울대 미술대학 교수와 학장,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하며 국립현대미술관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특히 고인은 동양철학의 근원적 속성을 담은 작품세계로 한국 추상 조각의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1958년 한국전쟁의 상흔을 표현한 '이브' 연작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1960년대부터 '천', '지', '현', '일월' 시리즈 등 서예 필법과 동양 철학이 모티브가 된 작품을 발표했다.

최근까지도 '태', '맥', '0' 시리즈등 생명의 보편적 의미와 근원 형태를 탐구하는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1997년부터 2년간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재직한 고인은 1998년 미술계의 숙원인 덕수궁 분관을 열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고인은 2007년 대한민국미술인대상, 2012년 대한민국예술원상, 2014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지난해 성북구는 고인의 자택을 매입해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으로 조성했으며 현재 개관 기념전이 열리고 있다.

빈소는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8시며 장지는 파주 동화 경모공원에 마련된다.

김기운 한경닷컴 기자 kkw102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