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로기구(IHO) 표준 해도집에서 동해를 지명이 아닌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된다. 식별번호가 90여 년간 공식 명칭 지위를 지킨 ‘일본해’를 대체하는 가운데 동해 명칭을 둘러싼 한·일 간 갈등의 씨앗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IHO 회원국들은 지난 16일 화상으로 개최된 총회에서 해도집 ‘S-130’을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S-130은 기존 해도집인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의 개정판으로 바다를 명칭 대신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일 양국은 동해 명칭을 놓고 그동안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IHO가 번호 표기 방식을 제안하며 절충점을 마련했다. IHO는 기존의 ‘S-23’은 출판물로만 공개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IHO 사무총장 보고서상 제안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에 나온 출판물로서만 공개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