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한국시간) 더스틴 존슨(36·미국)이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하자 그린을 가로질러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가는 이가 있었다. 그의 약혼녀 폴리나 그레츠키(32·미국)였다. 그는 존슨과 뜨거운 입맞춤을 나누며 우승을 축하했다. 존슨의 이전 우승 때도, 또 그 전 우승 때도 가장 먼저 존슨에게 달려간 건 그레츠키였다.
그레츠키는 존슨이 우승할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함께 받는다. 그는 골프계의 대표적인 왝스(WAGs, wives and girlfriends)로 통한다. 일반적으로 왝스는 축구 선수들의 아내들을 일컫는 단어지만, 이들만큼이나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것이 골퍼들의 왝스다. '팀 종목'인 축구와 달리 골프는 개인 종목이어서 가족들이 시즌 중간에도 선수들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컵(유럽과 미국의 골프 대항전)이나 프레지던츠컵(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과 미국의 골프 대항전)처럼 큰 이벤트에서도 꼭 부인들이 선수들과 동행하고 사전 행사에 참여하며, 기념 사진도 함께 찍는다.
'아이스하키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딸이자 모델 겸 배우로 어디서든 눈에 띄는 외모를 지닌 그레츠키는 본업에선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가장 최근 출연한 영화가 2013년 개봉한 그로운업스2(Grown Ups 2)였는데 비중이 매우 작은 편이었다. 오히려 존슨의 약혼녀라는 이유로 더 유명해졌다. 2013년 8월 존슨과 결혼을 약속했는데, 아직까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산다. 7년 째 결혼 소식 없이 아들만 둘을 낳고 사는 '신개념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결혼식을 올릴 시간을 내기 힘들어서"라는 게 그들이 대외적으로 밝힌 이유다. 그레츠키가 2년 전에 존슨의 사진을 SNS에서 모두 지워 '결별설'에 휩싸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완벽히 관계를 회복한 모습이다.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30·미국)의 여자친구인 제나 심스(32)도 골프팬들에겐 유명 인사다. 미스 10대 유니버스 출신이자 모델 겸 배우인 그도 켑카의 우승 순간엔 꼭 함께 했다. 둘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산다.
지난해엔 불화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앞두고 당시 켑카가 경기 전 '행운의 키스'를 하려던 심스를 두 차례나 거부하면서다. 켑카는 우승을 확정한 후 심스에게 키스했다. 심스는 US오픈 때도 경기 전 켑카에게 행운의 키스를 시도했다. 이번엔 켑카가 받아줬다. 하지만 키스 후 우승에 실패하면서 시상식장에서의 키스 장면은 연출하지 못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전 아내 엘린 노르데그렌(40)은 '골프 왝스 1세대'다. 스웨덴 출신 모델이었던 그는 2004년 우즈와 결혼하며 딸과 아들을 한 명씩 낳았다. 그는 우즈가 우승할 때마다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내며 우즈와 뜨거운 입맞춤을 나눴다. 그러나 2009년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터지자 이후 골프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노르데그렌은 결국 2010년 우즈로부터 위자료 약 1억달러를 받은 후 이혼했다.
우즈의 옆 자리는 그의 전 여자친구 미국 스키 선수 린지 본(36)이 지키다가 최근에는 에리카 허먼(35)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허먼은 플로리다에 있는 우즈 소유의 식당에서 매니저로 일하다가 현재는 우즈와 동거 중이다. 우즈는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했을 때 허먼을 와락 끌어 안고 입을 맞추며 기쁨을 함께했다.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의 부인 에리카 스톨(29)도 유명한 왝스다. 미국프로골프협회 직원이었던 스톨은 지난 2012년 라이더컵에서 처음 만났고, 당시 경기 시간을 잘못 알고 있던 매킬로이에게 스톨이 이를 바로 잡아주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2012년과 2014년 마스터스 챔피언에 오른 버바 왓슨(42·미국)의 아내 에인지 왓슨은 농구 선수 출신이다. 왓슨의 키가 191cm로 장신인데, 에인지 키가 이와 같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아마도 에인지가 골프 선수들 아내와 애인을 통틀어 가장 키가 클 것"이라고 추측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