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칼럼] 美리츠, 최악의 시기에 이룬 배당성장에 주목

입력 2020-11-17 10:28
수정 2020-11-17 10:34
2020년 미국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 확산과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이뤄진 경제봉쇄는 언택트 관련 섹터를 제외한 미국 리츠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리츠의 올해 1분기 고점대비 하락폭은 -39% 수준이었고, 200여 개의 종목들 중1/3이 배당컷을 실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간의 인적 이동의 중단과 미국 내 셧다운(경제봉쇄)은 숙박&리조트 섹터와 리테일 섹터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고, 코로나19 장기화로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오피스 및 주거 섹터는 3분기에도 추가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데이터센터나 산업(물류), 인프라섹터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최근 백신 개발에 대한 소식이 들리자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다. 화이자의 백신 결과 발표일과 다음날 양일간 그 동안 큰 하락을 맛봤던 숙박&리조트 섹터는 +31.8%, 리테일 섹터는 +23.4% 상승한 반면, 언택트 수혜섹터로 올해 견조한 모습을 보였던, 데이터센터 섹터는 -7.8%, 인프라 섹터는 -3.6% 하락했다.

전통적인 부동산 섹터의 일시적인 반등일지, 언택트 관련 섹터의 본격적인 하락의 시작인지 투자자들에게 있어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당분간 코로나19 확산과 백신 관련 뉴스는 시장의 변동성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혼란스러운 시장환경일수록 기본적인 것을 점검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REITs의 기본이자 핵심은 배당이다.

미국리츠협회(NAREIT)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리츠 지수(FTSE Nareit All Equity REITs)의 지난 20년 간 주가 수익률은 연평균 5.06%로 S&P500 대비저조했다. 하지만, 배당수익을 포함할 경우 지난 20년간 연평균 10.11%로 S&P500의 수익률을 상회한다. 리츠 수익에 있어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수익률뿐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리츠의 특성도 배당에서 비롯된다. 주식과 채권, 현금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포트폴리오 대비하여 리츠를 10~20% 정도 포트폴리오에 포함을 할 경우 수익률은 상승하면서 위험도는 유지된다. 이는 정기적으로 배당을 지급하는 리츠의 속성으로 인해 채권과 주식의 중간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이처럼 배당은 리츠의 수익성의 주요 요인이면서, 자산 고유의 특성과 장점을 만들어내는 포인트지만, REITs들은 배당 증액에 있어 상당히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리츠는 안정적인 현금배당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된다.

당장 1~2회 배당금을 증가시킬 이벤트가 발생하더라도 배당금을 증액시키기보다는 배당가능한 이익 대비 여유를 두고 배당성장을 이뤄낸다. 리츠에게 배당은 단지 이번 분기, 올해 한번 지급하면 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영속적인 기간 동안 주주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목표에 가깝기 때문이다.

따라서, 배당을 증액시킨다는 것은 그 만큼 향후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거나, 재무구조상 여력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올해와 같이 어려운 대외환경 속에서 이룬 배당성장은 혼란스러운 시장환경에서 REITs 투자에 임할 때 기본에 충실한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3분기 말을 기준으로 인프라·데이터센터·산업(물류)섹터에서 11 종목이 배당성장을 이뤘다. 한편,경기방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주거 섹터나, 넷리스 방식으로 지역 상권의 단독 상가 임대를 하는 리테일의 하부섹터인 프리스탠딩 섹터에서 배당성장이 많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 확산의 수혜를 받는 성장 섹터에서 종목을 선정할 때나 안정적인 배당을 목적으로 종목을 선정할 때도 배당성장 여부를 확인한다면, 실체 있는 성장 종목이나, 안정적이고 재무구조의 여유가 있는 배당종목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