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증인으로 출석한 채이배 전 바른미래당 의원의 보좌관이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실에서 나가지 못 하게 문을 잠갔고 민경욱 의원이 마술쇼를 보여줬다"고 증언했다.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황교안 당시 당대표와 나경원 당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전현직 의원 27명에 대한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채 전 의원의 전 보좌관 송모씨는 지난해 4월25일 벌어졌던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했다.
송씨는 "오전부터 문이 막혀 있었고 오후 1시께에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이 막아 나가지 못했다"며 "발이 끼어 찰과상을 입은 사람이 생기는 등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였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 측에서 채증을 방해하기도 하고 소파를 옮겨 문을 막기도 했다"며 "채이배 전 의원이 창문을 깨서라도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그때서야 오후 3시께 한국당 측에서 문을 열어줬다"고 증언했다.
몸싸움이 벌어지기 전 민경욱 전 의원이 '마술쇼'를 보여줬다는 증언도 나왔다. 송씨는 "오전 11시40분께부터 약 20분간은 민경욱 전 의원이 마술 가방을 가져와 마술쇼를 보여주기도 했다"며 "당시 민경욱 전 의원이 채이배 전 의원에게 '동전이 어느 손에 있는지 맞추지 못하면 가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도 기억한다"고 했다.
'마술이 진행되면서 박수 등이 있었나'라는 질문에는 "(박수는) 한국당 의원 사이에서 있었고 나는 어이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민경욱 전 의원 측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4·15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해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유가 안 된다"면서 "구인장을 발부한 다음 출석을 안 하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