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세라, 무좀균까지 없애는 '신발건조기' 개발

입력 2020-11-15 18:02
수정 2020-11-16 01:08
손발에 땀이 많이 나던 한 엔지니어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신발건조기를 개발했다. 작업 장소를 자주 옮겼던 그는 휴대가 가능한 용도로 만들었다. 생각보다 제품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낀 그는 2018년 11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이 제품에 투자하는 자금 4500만원을 모집했다. 그해 신발건조기 기업 ‘홈세라’를 설립했다.

양정희 홈세라 대표(사진)는 자사의 신발건조기에 대해 “무좀균까지 없애는 유일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190㎜ 길이의 작대기 형태인 이 건조기는 두 개 세트 기준으로 9만8000원이다. 한 번 충전하면 2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적당히 젖은 신발을 10분 안에 완전히 건조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제품의 기능은 단순히 신발을 말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무좀균을 제거하고 냄새도 없앤다. 기본 원료인 세라믹에 열을 발생시켜 습기 등의 분자를 분해하는 방식이다. 홈세라는 이 신발건조기의 국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작지만 알찬 성능에 소비자의 관심은 빠르게 모였다. 최근까지 1만8000개가 팔렸다. 주요 구매자는 3040 남성이다. 안전화를 신는 근로자, 골프나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

지난 5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마스크 이용량을 고려해 마스크 살균기를 출시했다. 양 대표는 “본래 미세먼지 확산 여파를 염두에 두고 개발했는데, 코로나19 확산세를 보고 타깃 고객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USB로 충전하는 간편성까지 주목받으며 출시 한 달 만에 5만 대 판매 계약이 성사됐다.

홈세라는 새로운 버전의 신발건조기 개발에도 착수했다. 마스크 살균기처럼 USB로 충전하는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배터리 무게가 빠지면서 더 쉽게 휴대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의류건조기도 개발하고 있다. 데스크톱 PC 정도의 작은 제품이다. 양 대표는 “의류건조기 시장이 커지는 것을 보고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서게 됐다”며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홈세라는 이외에도 미국 아마존 입점, 산업용 신발건조기 출시 등을 준비하고 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