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무장관 "중국, 질서있는 통화정책 퇴장 고려할 시점"

입력 2020-11-15 12:06
수정 2020-11-15 13:00
중국 전 재무장관이 무제한적 돈 풀기를 계획적으로 줄여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는데다 부채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어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루지웨이 전 재무장관은 지난 13일 경제매체 차이신이 주최한 '차이신 글로벌 서밋'에서 "현재 중국은 통화정책의 질서있는 퇴장을 연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고 국정자문기구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인 그는 "통화와 재정 정책을 계속 확장적으로 쓰다 보면 경제에 내성(耐性)이 생겨 향후 정책을 써야 할 시점에 제대로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루 전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확장 일변도 정책을 쓰면서 빚이 쌓이고 자산에는 거품이 끼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해야 할 시점에 대규모 채무불이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퇴장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시중에 풀린 돈을 갑자기 거둬들이면 기업들의 연쇄 도산 등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기와 속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통화정책은 한두 분기 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순차적 축소를 지금부터 고려해야 하며 중기적으로 효과가 나는 재정정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총 채무 비율은 지난해 말 310%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 말에는 317%로 올라갔다.

루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장기적으로 중국과 협력하는 길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취임 초기에는 미 대중들의 반중 감정을 고려해 중국 관련 정책을 급진적으로 바꾸긴 어렵겠지만 정권이 안정된 후에는 주요국과 협의해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개선하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