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색깔 보면 안다"…여기자 성희롱한 대구 달서구의회 의원

입력 2020-11-14 14:27
수정 2020-11-14 15:38

대구 달서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A의원이 의회 출입 여성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 의원들은 문제가 된 의원과 이를 무마하려 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달서구의회 여성 의원들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를 출입하는 기자가 A의원으로부터 원색적인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방자치 근간 흔드는 사건"기자회견을 마친 여성 의원들은 대구지검 서부지청에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 기자도 A의원을 성희롱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여성 의원들은 "지방자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구민의 대표인 구의원이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를 무마하려 한 B의원에게도 공개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B의원은 피해 기자에게 전화해 "의회를 대표해서 전화한다. 저를 봐서라도 좀 덮어주소" 등의 발언으로 2차 가해를 했다고 의원들은 주장했다. 달서구의회 의장 "의회 차원 대책 강구"문제의 A의원은 달서구의회에 출입하는 한 여성 기자에게 '가슴을 보여달라'는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피해 기자는 "A의원으로부터 '가슴 색깔, 모양을 봐야 한다', '배꼽 모양을 정확히 알고, 몸을 한번 딱 섞어보면 그 사람의 관상을 알 수 있다' 등 성희롱적 발언을 들었다"고 전했다.

해당 기자는 "A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을 상대로도 '여성 구의원들 쓰지도 못한다', '몸 한번 주면 공천 해주지 않느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도 지적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A의원은 "친분 관계에서 일어난 일상적인 농담이었다며 성희롱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윤권근 달서구의회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의장으로서 사과드린다. 의회 차원에서도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오는 18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윤리특별위원회를 소집한다는 계획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