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젠텍 "3분기 매출 41억원, 영업이익 11억원…항체진단키트 실적 저조"

입력 2020-11-13 19:04
수정 2020-11-13 21:33
수젠텍의 지난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83.2% 급감했다. 분자진단키트, 항원진단키트로 수요가 몰리면서 항체진단키트를 대체한 게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4분기엔 항원진단키트 제품 중심으로 2분기 이상의 매출고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젠텍은 지난 3분기에 매출 41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분기 대비 각각 83.2%, 94.7% 하락했다. 수젠텍은 지난 2분기 매출 242억원, 영업이익 20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었다.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으로 파생상품금융부채 평가손실 357억원도 발생했다. 이 평가손실로 이익잉여금이 감소했지만 보통주 전환으로 자본잉여금이 증가하는 만큼 자기자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3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급감한 데는 전세계적으로 진단방식에 대한 선호도가 바뀐 게 영향을 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는 유전자 진단인 종합효소연쇄반응(RT-PCR) 방식과 면역진단인 항체진단 방식, 항원진단 방식이 주로 쓰인다.

RT-PCR 방식은 정확도가 99%에 달하지만 수천만원 대 실험실 장비가 필요하다는 게 단점이다. 항체진단은 정확도가 80~90% 수준이고 감염 3~7일이 지난 감염자만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값비싼 실험 장비 없이도 15분이면 현장에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검사 장비 확보가 어려웠던 개발도상국에선 항체진단을 선호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분자진단장비가 보급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정확도가 높은 RT-PCR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항체진단키트 수요는 줄었다. 수젠텍 관계자는 “2분기엔 세계적으로 분자진단과 항체진단 시장이 같이 컸지만 3분기 들어선 분자진단 수요가 늘고 항체진단 수요는 거의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4분기엔 항원진단키트 제품 등으로 지난 2분기를 웃도는 실적을 기대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유럽 남미 중동 등에서 항원진단키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항원진단 방식은 항체진단처럼 현장에서 사용 가능하면서 30분 이내에 검사 결과가 나온다. 항체진단과 달리 감염 초기 환자를 비교적 빨리 선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PCR만으로 급증하는 환자를 감당하기 어렵거나 PCR 검사장비가 보급되지 않은 곳에선 항원진단 수요가 많다.

수젠텍은 지난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항원진단키트 수출허가를 받고 9월 말부터 본격 수출을 시작했다.

수젠텍은 4분기 들어 독일 유통기업인 다이아시스와 항원진단키트 20만개,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항원진단키트 200만개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항체진단키트 대비 항원진단키트 매출 비중이 2배 이상 많아졌다”며 “항원진단키트만으로도 지난 2분기 이상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체진단키트는 가정용 키트로도 판매할 계획이다. 수젠텍은 의료기관이 아닌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항체진단키트로 유럽 CE인증 심사를 신청했다. 미국에서도 가정용 코로나19 진단제품의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