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과 보수단체들은 100만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백만 마가 행진'(Million Maga March), '트럼프를 위한 행진'(the March for Trump), '도둑질을 멈춰라'(Stop the Steal) 등의 이름을 내세운 단체가 오는 14일 정오 워싱턴DC에서 행진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뜻한다. '도둑질을 멈춰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을 두고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는 것과 연관된 단어다.
단체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대규모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의 선거 불복 주장에 동조하는 행위를 표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극우성향 단체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와 백인우월주의 집단, 신나치 그룹 등도 집회 참가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추진 단체들은 이미 여러 디자인의 집회 포스터와 홍보 동영상을 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SNS)에 유포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세부적인 집회 계획을 알리는 웹사이트 '트럼프를 위한 행진'도 개설됐다.
해당 사이트에 게시된 내용에 따르면 집회 참가자들은 14일 정오 워싱턴 프리덤프라자에 모여 연방대법원 앞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이들은 "민주당은 공화당 표를 무효로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이것을 막는 것은 미국 국민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형 IT 기업들과 주류 언론의 잘못된 정보에 대항하는 트럼프를 향한 행진이 계속된다"며 집회 참가를 호소했다.
이에 친 트럼프 성향의 인사들이 소셜미디어로 집회 소식을 알리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논객 닉 푸엔테스, 언론인이자 활동가인 카산드라 페어뱅크스, 래퍼 브라이슨 그레이 등이 자신의 SNS에 집회 포스터를 공유했다.
대규모 집회가 실현될 시 무력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워싱턴DC 당국은 보다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워싱턴DC 당국은 "집회 개최 계획을 인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도 "시위 관련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으며 대비하고 있다"며 "시위가 평화적으로 전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