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주의 결과, 조 바이든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위에 올랐다. 상원을 어느 당이 장악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는 공화당 과반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까지 시장은 이런 입법부와 행정부의 분열을 환영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어느 당이 상원과 대통령직 모두를 장악할 수 없을수록 정부의 정책 여력 및 이에 따른 시장에의 영향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UBS는 지금의 시장을 '전환기'로 정의한다. 앞으로 몇개월 뒤면 코로나19 백신과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역시 가시권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경기의 회복을 가속할만한 요인들이다. 지난 9일 발표된 화이자 백신의 결과 역시 우리가 이 경로로 향하고 있음을 확인해준다.
이런 맥락을 고려할 때 향후 주식 자산의 상승은 이어질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을 지속해온 경기민감주들도 지금보다는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각종 이벤트들이 언제 발생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결과 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고, 선거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시장의 불안을 더욱 늘리는데 기여할 것이다.
전환의 시기에 그저 지켜보고 있는 것이 최선의 투자방법은 아니다. UBS가 최근 집행한 투자자 심리 설문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투자자들의 62%는 대선 결과를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꿀 것이라고 대답했다. 우리는 선거 이후 근시안적인 포트폴리오 변동이 수익률 측면에서 오히려 해로울 수 있음을 고려해, 정치적 안정과 포스트 코로나19 경제에서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투자 테마를 확립하고 장기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상하원 분열에도 5G는 '최우선 투자대상' 최우선적인 투자기회는 5세대 이동통신(5G) 인프라 확대 수혜주들에 있다. 5G로의 전환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흐름이고, 투자 매력 역시 점차 개선되고 있다. 5G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뒷바침이 될 IT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개별 기업은 물론 산업 측면에서도 투자 대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정치적인 관점에서도 5G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의 핵심 공략으로,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되더라도 투자가 확대될 것이다.
아울러 UBS는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통신기술 관련 갈등을 정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양극화된 기술의 세계는 5G 체제 하에 큰 존재감을 가질 기존의 국내 매출 중심 통신관련 기업들에게 이로울 것이다. 통신장비주가 휴대폰장비주보다 빠른 수혜가 기대되기 때문에 보다 우선적인 투자대상이다. ○헬스케어 투자는 LST와 원격의료부터두번째 투자기회는 헬스케어 산업 내에 있다. 헬스케어 산업 입장에서 대통령을 민주당이 가져가고, 상원을 공화당이 가져가는 상황은 ‘최적의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보건 분야에 대한 투자는 확대되면서, 일부 부문의 국유화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도 생명과학 장비 및 서비스 (LST· Life Sciences Tools and Services)가 가장 유망한 테마로 예상된다. LST 테마는 코로나19 연구와 백신 개발, 진단키트 등 분야에 속한 기업들로 구성됐다. 이들은 정부와 산업 내에서 질병의 진단 및 백신 개발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코로나19 사태의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다.
사회가 코로나19의 여파로부터 벗어날수록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도 최첨단을 달리는 분야들이 보다 자본시장에서 부각될 것이다. 당장 우리는 올해 전세계적으로 원격의료의 활용이 급증하는 것을 관측할 수 있었다. 원격의료 산업의 잠재력을 고려하면 올해의 성장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디지털 플랫폼이 당뇨 등 유전병 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다.
유전자 치료법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필요한 분야다. 유전자 치료법은 코로나19의 진단과 치료의 핵심으로 부상했고, UBS는 바이오 산업 내 이 세부 분야가 미래 헬스케어의 핵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한다. ○친환경 투자 빼놓을 수 없지만...단기 변동성 주의보마지막으로 바이든의 당선은 에너지 효율성과 스마트 모빌리티, 신재생 에너지 등 녹색성장 투자 테마에 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은 기화변화대처 관련 공약을 이행할 행정적 수단이 충분하다. 그는 이미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계획을 공표했다. 민주당이 상하원 동시 장악에 실패한만큼 바이든의 2조달러 환경 인프라 공약은 통과될 가능성이 낮지만, 개별 주차원의 환경정책과 국제무대에서의 활동은 큰 제약없이 이행될 것이다.
유럽연합은 이미 환경대처 예산을 코로나19 경제부양책 편성에 포함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사회를 달성할 것임을 공표했다. 중국과 일본도 최근 보다 적극적인 탄소배출량 감소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세계 각국의 정책적인 모멘텀은 긍정적이지만, 친환경 투자테마의 경제적 잠재력도 무시해서는 않된다. 기술진보와 비용절감은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의 수요 및 침투율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친환경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것은 분명하지만, 블루 웨이브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면서 관련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된 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관련 기업의 변동성을 유의한체 시장의 관심이 덜했던 분야들에 대한 접근을 중심으로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리=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