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이 이르면 연내 출범한다. 국내에 새 증권사가 생기는 건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18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모바일 금융서비스 업체 토스가 보험과 인터넷전문은행, 전자결제(PG)사업에 이어 증권업까지 진출하면서 금융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20~30대 위주로 공략할 것”금융위원회는 11일 열린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토스증권의 본인가안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토스가 작년 6월 금융위에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지 1년5개월 만이다. 다음주 열리는 금융위 정례 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마치면 토스증권은 한 달 안에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토스증권은 출범 초기엔 주식과 채권, 펀드 중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자산관리는 전문 투자자문사 및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투자 일임사와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서비스 이용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20대와 30대 위주로 공략할 계획이다. 토스 회원 1800만 명 중 20~30대 회원이 60%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모바일 주식거래 시스템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오프라인 지점이나 영업 인력이 없기 때문에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신생 증권사인 토스증권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이다. 토스 관계자는 “고객의 85%가 35세 미만인 미국 로빈후드 같은 모바일 전문 증권사가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로빈후드는 주식거래 수수료는 받지 않는 대신 예치금 이자 수익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지난 2월 리테일 영업을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증권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에서 넘어오는 20~30대가 주 타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서비스 시작 이후 6개월 만에 계좌 개설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내년까지 종합금융 플랫폼 구축”토스는 올 들어 은행·보험·증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해 꾸린 토스혁신준비법인은 내년 하반기 출범이 목표다. 보험 계열사인 토스인슈어런스도 연말까지 100명의 보험분석매니저를 채용한 뒤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8월엔 PG 계열사인 토스페이먼츠도 출범했다. 토스 관계자는 “늦어도 2021년까지는 간편결제와 송금, 보험, 증권, 은행업을 거느린 종합금융 플랫폼이 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력 채용도 활발하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작년 10월부터 경력 입사자에게 이직 전 회사 연봉의 1.5배를 제시하며 핵심 인력을 데려오고 있다. 보험 계열사인 토스인슈어런스는 지난 6월 첫 공채를 진행했다. 토스뱅크는 코어뱅킹 개발자를 채용한 데 이어 고객 상담직도 뽑았다. 11일 기준 비바리퍼블리카의 임직원 수는 계열사를 포함해 730명이다. 지난해 초 180명에서 네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토스 관계자는 “올해 안에 계열사를 포함해 1000명의 인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도 확보했다. 지난 8월 기존 투자사로부터 2000억원을 추가로 끌어들였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은 6300억원에 달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