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거대 IT기업 때릴까…"페북이 민주주의 찢어발긴다"

입력 2020-11-11 08:25
수정 2021-02-04 00:01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집권 후 페이스북과 구글을 필두로 한 거대 정보통신(IT) 기업들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빌 루소 바이든 선거캠프 공보부국장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선거 후 페이스북이 우리 민주주의 구조를 찢어발기고 있다"며 페이스북이 선거에 관한 가짜뉴스와 폭력 조장 게시물을 방치한다고 비난했다.

루소 부국장은 "지난주 페이스북 '톱20' 게시물 중 무려 17건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투표 사기 의혹 제기와 선거 승리 주장에 관한 것이었다"이라며 "페이스북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관련 주장 등의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페이스북은 트위터와 달리 사실을 호도하는 정보와 주장에 경고 라벨을 붙이는 등 공격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1년 넘게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으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목을 베라'고 글을 남기자 트위터와 유튜브는 즉각 조치에 나섰지만 페이스북은 배넌의 페이지를 그대로 놔뒀다고도 했다.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페이스북이 집중 조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칼날이 페이스북을 넘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른 IT 기업들에 까지도 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거대 IT 기업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밝힌 바 있어서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월 뉴욕타임스(NYT) 논설위원진과의 대화에서 "난 페이스북의 팬이 아니다"며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팬도 아니다. 그는 정말로 문제"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캠프의 대변인 중 한 명인 매트 힐은 최근 트위터를 "다수의 IT 공룡들과 그 임원들은 권력을 남용할 뿐만 아니라 미국인을 호도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하면서도 어떤 형태의 처벌도 피하고 있다"며 "이런 관행은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끝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가짜뉴스, 프라이버시, 반독점 등의 문제에 관해 이들 '실리콘밸리의 거인들'과 맞설 수도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달 구글을 상대로 제기된 반독점 소송을 계속 진행하고, 이 사건을 페이스북과 아마존, 애플을 상대로도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