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커넥티드카 관련 협력을 확대하고 미래차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선다. 미래차 시대엔 차 안에서의 ‘경험’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영체제(ccOS)’를 2022년부터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적용한다고 10일 발표했다.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 ‘엔비디아 드라이브’가 탑재된 차세대 운영체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데이터 분석 기술을 갖추고 있다. 차량 내 간편결제 시스템 ‘카페이’ 등 주변 인프라와 차량을 연결하는 컴퓨팅 기술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은 커넥티드카의 성패가 반도체 성능에 달려 있다고 판단해 엔비디아와 2015년 기술개발 협약을 맺고 협력을 시작했다. 커넥티드카는 교통상황, 뉴스, 날씨, 스포츠 등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 탑승자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엔비디아와 손잡은 이유다.
엔비디아 드라이브는 올해 출시된 제네시스 GV80·G80의 인포테인먼트(차량 내 정보·오락을 제공하는 장비)에 처음으로 적용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출시하는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든 차량에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카 운영체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생애주기 동안 고객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도 최신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고성능·대용량 반도체를 적용하면 PC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것처럼 신규 서비스를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전자담당 전무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현대·기아차를 선택한 모든 고객에게 차세대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커넥티드카 서비스 발전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인포테인먼트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외부 데이터 처리 기능이 향상되면 오디오, 내비게이션, 클러스터(계기반),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그만큼 활용도가 높아진다. 실시간으로 날씨 정보를 분석해 클러스터 배경을 통해 보여주는 K5의 날씨 연동 테마가 대표적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