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서 20만명 더 죽을 수도…제발 마스크 씁시다"

입력 2020-11-10 17:20
수정 2020-12-10 00:3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9일(현지시간) 당선인 첫 행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자문단을 발표하고, 첫 공식 행사에선 미국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촉구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마스크를 쓰는 게 필수적”이라며 “국민 여러분에게 마스크 착용을 간청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바이든 당선인이 지난 7일 대선 승리를 선언한 지 처음으로 나선 공개 행사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제약업체 화이자의 백신 개발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백신이 광범위하게 공급되기 전까지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고, 미국에서 추가 사망자가 20만 명은 더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여전히 매우 어두운 겨울을 앞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이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코로나19는 바이든 행정부가 벌일 가장 중요한 싸움 중 하나”라며 코로나19 TF 자문단을 발표했다. 정권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첫 인선이다. 코로나19 자문단은 13명으로 구성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공중보건서비스단장을 맡은 비벡 머시,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케슬러, 예일대 내과 조교수인 마르셀라 누네즈 스미스 등 세 명이 공동의장을 맡는다.

TF 명단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안에 반대했다가 한직으로 밀려난 뒤 사직한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국장도 포함됐다. 브라이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게임체인저’라며 극찬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사용하는 방안에 반대했다가 ‘인사 보복’으로 국립보건원(NIH)으로 전보 조처됐다가 지난 5월 내부 고발장을 제출한 인물이다. CNN은 브라이트 전 국장의 자문단 합류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는 대비되는 방향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인수위는 코로나19 대처를 경제 회복, 인종 차별 문제, 기후변화 등과 함께 ‘4대 우선순위’ 사안으로 지정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미국 전역 ‘코로나19 상황판’을 만드는 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이 취임 전에 ‘코로나19 의료 대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정권교체기여서 당국이든 바이든 인수위든 강력한 조치나 대책을 내놓기 어려워서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8일 13만2000여 명, 9일 12만5000여 명 등 5일 연속 10만 명을 웃돌고 있다. 누적 감염자 수는 1001만8278명으로 첫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열흘 만에 100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전체 인구(3억2820만 명)의 3%가 넘는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회담을 했다. 당선 선언 후 외국 정상과 첫 전화 통화다. 회담은 트뤼도 총리가 먼저 전화를 걸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와 미국이 맞닥뜨린 각종 기회와 난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여러 문제를 놓고 바이든 당선인과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며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