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6만4000명 늘어 5개월째 가입자 증가폭 확대 추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고용시장이 지난 9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표 상으로는 소폭의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하지만 늘어난 가입자의 절반 이상은 공공일자리였고, 연령별로는 50~60대가 대부분이었다. 제대로 된 고용시장 회복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보험 가입자는 총 1423만명으로 작년 같은 달에 비해 36만4000명(2.6%) 늘었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 5월 15만5000명 증가에 그치면서 저점을 찍은 이후 5개월째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
가입자 증가 폭이 30만명대 중반을 상회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인 올해 1월(+37만5000명) 수준에 근접했지만 본격적인 고용시장 회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늘어난 고용보험 가입자를 살펴보면 서비스업에서 39만3000명이 늘고 제조업에서는 4만5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공공일자리가 많은 공공행정업에서만 19만9000명이 늘었다. 공공행정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매달 5만명 이하의 증가폭을 보였으나 8월 +13만3000명, 9월 +18만1000명 등 증가폭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발 고용충격 완화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광범위하게 벌이고 있는 공공일자리 사업 확대와 궤를 같이 한다.
반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라 도소매, 음식·숙박업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음식·음료업의 경우 지난 9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음식·음료업 가입자는 지난 8월까지 소폭의 증가를 보였으나 9월 -7300명, 지난달에는 1만5100명이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숙박업에서도 가입자가 7300명 감소했다. 8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124만3000명이 줄었다.
지난달 고용지표에서 제조업 가입자 감소폭이 둔화된 것은 긍정적이다. 제조업 가입자는 지난해 9월부터 추세적 감소를 지속해오다 지난달 -4만5000명으로 감소폭이 소폭 둔화됐다. 반도체 국내 생산라인 증설 등으로 전자통신업 고용이 소폭 늘어난 영향이었다.
늘어난 가입자를 연령별로 보면 5060세대 등 중장년 편중 현상은 심화됐다. 지난달 늘어난 가입자 중 50대는 12만6000명, 60세 이상은 23만8000명이었다. 반면 30대에서는 5만4000명이 감소했다. 29세 이하에서는 3000명이 늘어 8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지난달 구직급여(실업급여) 지급액은 9946억원이었다. 지난 5월(1조162억원) 이후 5개월간 1조원대를 기록하다 6개월만에 1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고용부 관계자는 "구직급여 지급액 감소는 추석 연휴 영향으로 10월 고용센터 근무일 수가 이틀 줄어든 데다 일별 구직급여 지급액도 소폭 줄어든 영향"이라며 "조심스럽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구직급여 지급액 증가 추세가 꺾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