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우드랩, 아마존에 한국 첫 PB 제품 납품

입력 2020-11-09 17:11
수정 2020-11-10 01:22
“한국 화장품 회사론 처음으로 미국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자체상표(PB) 제품을 납품하게 됐습니다.”

조현철 잉글우드랩 대표(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별다른 사고만 나지 않으면 아마존과 계약을 연장해 꾸준히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잉글우드랩은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회사 코스메카코리아가 2018년 인수한 코스닥시장 상장사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한국·미국에서 화장품과 손소독제 등의 ODM 제품을 생산한다. 이 회사가 주목받은 건 지난 10월 미국 아마존에 PB 상품을 납품하면서부터다. 8개월 동안 약 800만 개를 납품하기로 했다. 조 대표는 “아마존은 한국과 달리 ODM 업체명이 제품에 별도로 적혀 있지 않다”며 “순수하게 아마존의 이름을 걸고 나가기 때문에 업체와 제품 선정에 더 까다롭다”고 말했다.

잉글우드랩이 아마존에 납품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뉴저지와 인천 제조공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일반의약품(OTC) 생산허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지난 3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발동해 FDA 승인을 받은 기업에 OTC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손소독제와 선크림 등이 국내에선 화장품으로 분류되지만 미국에선 OTC 범주에 들어간다. 조 대표는 “선제적으로 FDA 허가에 투자하고 제품의 질을 높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잉글우드랩이 아마존 납품으로 8개월 동안 150억원 이상의 추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333억원의 11.2% 수준이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20%에 육박할 전망이다. 조 대표는 “아마존 PB 제품은 영업이익률도 높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잉글우드랩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회사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조 대표는 “최근 미국 시장은 SNS에서 인기를 얻은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가수 리한나가 선보인 펜티(Fenty)란 브랜드다. 올해 미국 전체 화장품 브랜드 중 판매 10위권에 진입했다. 이 회사는 잉글우드랩의 10대 고객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온라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출 5위 안에 든 화장품 브랜드 툴라(Tula)도 주요 고객이다. 조 대표는 “전통적 화장품 강자인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기존 고객 외에 온라인에서 강점을 보이는 회사에 공들인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이 더 인기를 끄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올해와 내년엔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조 대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엔 코로나19 이전보다 연간 30~4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