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원선도 깨지나"…수출기업, 환율 공포까지

입력 2020-11-08 17:21
수정 2020-11-09 02:25
기업들은 4분기 들어 원화 가치가 초강세를 이어가면서 ‘수출물류 대란’에 이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공약한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승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것(원화 가치 상승)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들은 달러당 1100원 선 밑으로 떨어질 경우 비상 시나리오를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80전 내린 1120원40전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연저점을 경신했으며, 작년 2월 27일(1119원10전) 이후 약 1년9개월 만의 최저치다. 시장에선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화 가치 강세는 수출 기업의 실적을 갉아먹는다.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익성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하면 총수출은 0.51%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세계 시장에서 일본, 독일과의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업계는 원화 가치 강세를 민감하게 보고 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원화 약세에 따라 분기별 영업이익에서 1000억~2000억원 수준의 이득을 봤던 현대자동차는 이대로라면 4분기에 고스란히 이익분을 반납해야 할 상황이다. 현대차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을 밑돌았던 2018년 상반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1% 줄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업체별로 비상 시나리오를 가동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분기 기록적인 영업이익을 거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4분기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과 철강 역시 일부 혜택을 보겠지만 수출물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