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위한 야권 ‘반문(反문재인)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반문연대 안으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끌어오고 동시에 경선을 흥행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4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경선룰 및 선거전략 등을 논의했다. 앞서 국민의힘 재보궐 경선준비위원회가 당내 경선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투표의 반영 비율을 최대 90%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현 당헌·당규는 일반국민 50%·당원 50%의 반영 비율을 규정하고 있다. 당내 인사에게 유리한 당원투표 비율을 최소화하는 사실상 ‘개방형 국민경선제’로, 과거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제도라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의 설명이다.
당밖의 인사들을 경선에 참여시키기 위한 지도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현재로서는 당내 인사들의 경쟁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당의 현재 방침은 당내 인사와 당외 인사 양쪽 모두에게 신호를 주는 것”이라며 “당내 인사에게는 자체 경쟁력을 더 갖추라는 주문이고, 당외 인사에게는 경쟁력만 있으면 우리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반문연대의 기치로 모인 ‘빅텐트’가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당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지난 4·15총선에서도 당시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및 각종 보수단체는 ‘반문연대’를 위해 뭉쳤고, 미래통합당이라는 하나의 정당으로 뭉쳤지만 결과적으로 대패했다.
결국 중요한 건 빅텐트 안에서 활약할 ‘인물’이라는 게 당 의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의 교훈은 ‘하나로 합친다고 해서 저절로 승리하는 건 아니다’라는 것”이라며 “결국 흥행과 승리를 위한 키워드는 ‘인물’이기에 김 위원장을 비롯해 당 인사들은 지금도 꾸준히 참신한 인물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