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중 전사한 고(故) 문장춘 일병의 유해가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1951년 ‘피의 능선 전투’ 중 전사한 후 69년만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13년 9월 강원 양구군 월운리 일대에서 육군 21사단 장병에 의해 발굴된 유해를 고 문 일병으로 신원확인했다고 8일 발표했다. 전사자 유해 신원확인은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후 154번째다.
이번 신원확인은 딸인 문경숙 씨(70)의 유전자를 최신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이뤄졌다. 문 씨는 2011년 6월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신원확인을 기다려왔다. 문 씨는 “유복녀로 태어나 평생 아버지 얼굴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다고 해 감격스러워 눈물도 나고 가슴이 떨린다”며 “다른 유가족들도 빨리 가족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 문장춘 일병은 미군 2사단 카투사로 배속돼 피의 능선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피의 능선 전투는 국군 5사단 35·36연대와 미군 2사단 9연대가 북한군이 점령했던 강원 양구군 방산면 일대 고지를 점령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투다. 고 문 일병은 전사 후 62년이 지난 2013년에서야 팔·다리 및 갈비뼈 유해 몇 점으로 후배 전우들로부터 발견됐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협의를 통해 오는 12일 경남 김해시에서 귀환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6·25전쟁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해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