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저소득 근로자를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겠다며 7개월 동안 무려 710만개의 키피어피(볼 리프팅)를 달성한 11살 소녀의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져 주목을 받고 있다.
키피어피는 공을 공중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발로 차는 동작이다.
7일 영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헉스턴에 사는 11살 이모젠 팹워스 하이델은 지난 4월 영화감독 톰 무어가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를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인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후 이모젠은 자신도 다른 사람을 위해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자신의 특기인 키피어피를 살려 710만명에 이르는 영국 근로자들을 위한 기부금을 마련하겠다고 구상했다.
이모젠은 하루에 200번씩 키피어피를 했다. 그러나 매일 200번씩 키피어피를 하더라도 710만번을 채우려면 97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오자 전 세계 모든 사람의 동참을 요청했다.
이모젠의 이같은 요청을 보고 2000여명이 동참 소식을 알렸다.
이 가운데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 중인 선수 마커스 래시퍼드와 영국 가수 스팬다우 발레, 마틴 켐프 등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의 키피어피 영상을 찍어 이모젠 부모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기부활동에 동참했다. 기부된 키피어피는 무려 597만6414번에 이른다.
이어지는 동참 소식에 이모젠도 자신의 하루 키피어피 양을 5000번 이상으로 늘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학교가 문을 닫던 기간엔 하루 7000번 이상 키피어피를 하기도 했다.
이모젠은 195일 동안 쉬지 않고 도전해 총 112만3586번의 키피어피를 달성했다. 이모젠은 지난 4일(현지시간) 3000번의 키피어피를 마지막으로 약 7개월간 이어진 '710만번 키피어피 챌린지'를 마무리했다.
이번 챌린지를 통해서 모인 기부금은 1만4167파운드(약 2100만원)으로 목표액인 7100파운드(약 1047만원)를 훌쩍 넘겼다.
이모젠은 이토록 빨리 챌린지가 완성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면서 "기부된 키피어피와 모금액을 보니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온다"고 전했다.
이모젠의 아버지인 칼 이모젠은 "매일 자정까지 전세계에서 딸에게 기부되는 키피어피를 셌다. 딸이 그저 집안에서 컴퓨터게임을 할 수도 있었지만 키피어피 챌린지를 해냈다"며 소감을 전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