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138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7% 증가했다고 6일 공시했다. 올 1·2분기에 이어 3분기 연속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라는 최대 위기에서도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사진)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3분기 매출 1조1882억원, 영업이익 213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이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2.7% 늘었다. 시장 전망치(1905억원)를 12.2% 웃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올 1분기 1331억, 2분기엔 1201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타이어용 합성고무 부문 주력 제품의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건 보건용 위생장갑 원료로 쓰이는 NB라텍스 등 특수제품 마진이 좋았기 때문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지금까지 라텍스 장갑은 병원 수술실이나 공장 생산라인 등 특정 현장에서만 사용되는 장갑으로 여겨졌다. 코로나19 이후엔 식당과 공공장소에서도 장갑을 착용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합성수지 부문도 일회용 플라스틱, 가전제품 등의 수요에 힘입어 선방했다는 평가다.
코로라19라는 최대 위기 속에서도 금호석유화학이 3분기 연속 선방하는 배경엔 한우물만 판 박찬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비수익 업종을 정리한 뒤 한 우물만 판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회사 내부 제품 간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금유석유화학은 올 4분기에도 실적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합성고무 부문은 타이어 업체들이 가동을 재개하면서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NB라텍스 등 특수제품의 수요도 지속될 전망이다. 증권업계는 올해 금호석유화학이 2010년 8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이후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