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작업 늦어지자…양측 지지자 충돌 격화

입력 2020-11-06 14:33
수정 2020-11-07 00:26
미국 대선 개표 작업이 지연되면서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지지자들의 시위가 격화하며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들의 시위가 거세져 경찰 등과의 충돌이 속출했다. 바이든 지지자들은 지난 4일부터 모든 투표지의 개표를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바이든 지지 시위대 25명이 체포됐다. 뉴욕 경찰은 시위대가 흉기와 테이저건, 화약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거리에 불을 냈다고 전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시위대가 도심과 고속도로까지 행진해 경찰과 대치했다. 고속도로 통행을 방해한 시위대 650여 명은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시위를 주도한 바이든 후보 지지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훔치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시위대가 주 의사당과 경찰서 앞에서 화약을 터뜨렸으며 경찰은 최루가스로 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각지의 개표소로 몰려들어 우편투표 부정을 주장하며 개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카운티 선관위 건물 앞에서도 시위대 100여 명이 “4년 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 밖에 피닉스,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등지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이 개표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부 도시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은 성난 시위대로 인해 신변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초접전 지역으로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은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의 한 선관위 직원은 “시위대가 집까지 차를 타고 쫓아오면서 협박했다”고 말했다. USA투데이 등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시위가 늘고 있는 가운데 “지지자들이 침묵을 강요당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겠다”는 등의 트럼프 발언이 극렬 지지층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