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ADC ‘빅딜’…머크, ‘ROR1’ 벨로스바이오 3조원에 인수

입력 2020-11-06 08:36
수정 2020-11-06 08:38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관련한 또 하나의 ‘빅딜’이 성사됐다. 머크(MSD)가 미국 바이오기업인 벨로스바이오를 27억5000만 달러(약 3조 1000억원)에 인수했다. 벨로스바이오는 ‘ROR1’를 표적으로 하는 ADC 후보물질 ‘VLS-101’을 개발 중이다.

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머크는 미국 샌디에고에 소재한 벨로스바이오를 현금으로 인수하는 내용의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 연구소 사장인 로저 펄머터 박사는 “VLS-101은 초기 연구에서 외투세포림프종 및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을 포함한 불응성 악성 혈액종양 환자에게 주목할 만한 증거를 입증했다”며 “벨로스바이오 인수가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VLS-101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삼중음성유방암(TNBC),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및 'HER2' 양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NSCLC) 등 난치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시작했다.

초기 임상에서 안전성과 항종양 효능을 입증했다. 다음달 열리는 제62차 미국 혈액학회 연례 회의에서 1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임상 결과에 따르면 VLS-101은 외투세포림프종(MCL) 환자의 47%와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환자의 80%에서 완전 반응을 포함한 객관적인 임상 반응을 나타냈다.

VLS-101은 MCL 치료제로 지난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속심사(패스트트랙)와 희귀의약품지정(ODD)을 받았다.

벨로스바이오는 VLS-101을 보완할 수 있는 ROR1 표적하는 차세대 ADC와 전임상 단계의 이중특이항체도 개발 중이다.

데이브 존슨 벨로스바이오 최고경영자(CEO)는 “머크가 ROR1 표적 치료제의 가치를 인정해 기쁘다”며 “MSD의 종양학 파이프라인에서 VLS-101이 도움이 필요한 암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혔다.

ROR1 ADC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주 레고켐바이오가 중국의 시스톤 파마수티컬스에 전임상 단계의 ROR1 표적 ADC 항암제 후보물질 ‘LCB71’를 3억5350만 달러(약 4000억원)에 기술이전했다.

올 들어 글로벌 제약사들의 ADC 관련해 빅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미국 뉴저지의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했다. 머크도 시애틀제네틱스와 5조원대 ADC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올 7월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이이찌산쿄와 7조원 규모의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