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급등세 & 11가지 의문…월가가 답하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입력 2020-11-06 08:06
수정 2021-02-04 00:03



미국 대통령선거가 지난 3일 치러졌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6일(미 동부시간 오후 5시) 선거인단 264명을 확보한 상태여서 당선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경합주들의 개표가 느리게 진행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 법적 소송에 나서고 있어 언제 선거 결과가 확정될 지 알 수 없습니다.



상원은 공화당이 계속 지배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추진해온 증세, 규제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지아에서 선거에 부쳐진 2석 모두 내년 1월5일에 결선투표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지금으로선 공화당 50석, 민주당 48석 구도가 유력합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민주당이 결선투표를 모두 이긴다면 50대 50이 되고 타이브레이커는 캐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잠정)이 행사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상원 다수당이 내년 1월에야 확정된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뉴욕 증시는 나흘째 급등했습니다. 나스닥은 이번 주에만 9% 넘게 올랐고 S&P 500 지수와 다우는 7% 넘게 상승했습니다. 페이스북은 이번 주 12% 급등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10.3%, 아마존과 애플은 각각 9.4%와 9.3% 올랐습니다.



선거일 전에는 '블루 웨이브'를 기대하고 매수세가 몰렸는데, 지금은 분열된 정부의 장점을 테마로 삼아 오르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면 민주당이 원하는 증세와 규제 강화가 어렵다는 겁니다.

더 큰 부양책 희망이 희미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미 중앙은행(Fed)이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기대를 가졌습니다. 이날 Fed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쳤지만 예상대로 금리나 자산매입 등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시장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만 Fed는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미국의 경기 상황에 대해 이전보다 다소 후퇴한 평가를 내놓았고, 제롬 파월 의장은 재정 및 통화의 지원이 계속해서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투자자들은 많은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는 확실히 대통령이 되는 것일까’부터 ‘대선 결과는 언제쯤 확정될까’ ‘증시는 왜 이리 오를까’ ‘기술주 상승세는 이어질까’ 등 질문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월가의 대형 증권사인 찰스슈왑에서 이런 투자자들의 의문을 모아 11가지 Q&A로 정리했습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현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1 : 이번 선거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소식은 무엇일까요.▶A: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뉴스는 공화당이 상원 과반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미국은 향후 2년간 분열된 의회를 갖게 될 듯합니다. 궁극적으로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든 간에 의회를 통해 자신의 공약을 실행하는 데 매우 힘든 시간을 겪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Q2 : 이런 상황에서 차기 행정부와 의회는 향후 2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A: 분열된 의회에서 생기지 않을 일을 나열하는 게 훨씬 쉬울 겁니다. 다만 세 가지 일은 이뤄질 수 있습니다.

① 경제 부양책 :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규모는 민주당이 상원에서 승리했다면 나올 수 있던 것보다는 훨씬 적을 것입니다. 불분명한 건 통과 시기입니다. 레임덕 세션(11~12월)에 통과될 지 아니면 새로운 의회가 들어올 내년 초 통과될 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② 인프라딜 : 양당은 그동안에도 도로, 다리, 항구, 공항, 5G 투자 등 인프라 프로젝트에 필요한 예산을 원해왔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쓸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해왔습니다. 상황은 지금도 비슷합니다.

③ 거대 기술기업에 대한 더 많은 조사 : 이달 말 상원은 또 다시 페이스북, 트위터 CEO들을 불러내 선거 기간 동안 소셜미디어의 행위를 따지는 청문회를 열기로 되어 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의회와 규제 당국으로부터의 조사를 보게 될 것입니다.
▶Q3 : 2021년 과세연도에 증세를 위한 조세법이 개정되고 적용될 가능성은 얼마나 됩니까?▶A :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대규모 증세는 분할된 의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습니다.
▶Q4 :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측의) 법적인 도전은 언제 끝날까요?▶A : 핵심은 오는 12월 8일까지 모든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것입니다. 12월 14일 선거인단이 모여 대통령을 뽑아야하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각 주가 자체 선거 결과를 확정해야합니다.

만약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기 전까지 법적 문제가 계속되고, 선거인을 뽑지 못한 주가 있다면 어떤 후보도 대통령직을 획득하는 데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 표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하원에서 각 주 다수당의 대표가 한 표씩 행사해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Q5 : 2년 뒤 차기 중간선거는 어떻게 될까요.▶A : 역사적으로 중간 선거는 여당에게 불리하게 진행됐습니다. 1934년 이후 여당은 중간 선거에서 평균 30석의 의석을 잃었습니다.1930년대부터 따져 단 두 번(1932년, 2002년)만 중간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의 당이 하원과 상원 모두에서 의석을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2022년 미국은 다시 상원 장악을 위한 전투를 보게 될 것입니다. 2022년 상원에서 선거에 부쳐지는 지역구는 34석으로 이중 22석은 공화당, 12석은 민주당의 의석입니다.
▶Q6 :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도 모두 거대 기술회사들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A : 민주당은 이들 회사의 반독점적 행동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법사위 산하 반(反)독점소위는 지난 10월 16개월 동안의 조사를 거쳐 아마존과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 이른바 정보기술(IT) 공룡 '빅 4'가 시장에서 반(反)경쟁적인 활동을 하면서 독점적 시장 지배력을 남용한다는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반면 공화당은 이들의 플랫폼에서 보수적 의견이 억합되는 문제, 콘텐츠 관리, 그리고 외국의 영향력이 행사되는 상황 등에 대해 기술기업 CEO들과 충돌해왔습니다.

이들 기술기업에 대한 추가 조사는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양 당이 이들을 어떻게 처리할 지에 대해 합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의회나 규제 당국이 이 회사들을 분할하는 등 강력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분열된 의회 아래에선 낮을 것 같습니다. ▶Q7 : 수요일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증시가 상승한 이유는 무엇입니까?▶A : 분열된 의회를 보면서 투자자들은 특히 세금과 관련해 증세의 위험이 적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 오바마케어 등 건강보험 관련 정책 변경의 위험도 낮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헬스케어 주식들도 올랐습니다.
재정 부양책 패키지를 조만간 통과시켜 미국의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데에는 초당적 지지가 남아 있습니다. 규모와 시기의 문제지만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Q8 : 바이든 후보의 공약 가운데 투자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A : 시장은 바이든 캠프가 제시한 공약 가운데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베팅해왔습니다. 여론조사를 통해 바이든의 우세가 지속되고 9월29일 대선 토록 직후 급격히 올라가면서 MSCI 글로벌 대체에너지 지수는 기존 전통 에너지 주식들의 성과를 크게 능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상원의 지배권을 유지한다면 미국이 주요 기후 변화 관련 법안을 수정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대체에너지 주식은 이미 급등했기 때문에 상원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Q9 : 선거 결과는 채권 시장에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A : '분열된 의회를 통해선 대규모 재정 부양책이 나오기 어려워질 것'이란 초기 예상은 국채 수익률(금리)을 급격히 낮추고 채권 수익률곡선을 평평하게 만들었습니다.
상원을 지배할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인 민주당보다 훨씬 적은 규모의 재정 부양책 패키지를 선호합니다. 양당의 타협을 통해 나오는 부양책은 지난 몇 달 동안 시장이 기대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 미 중앙은행(Fed)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입니다. 단기 금리는 아마도 Fed가 인플레이션이 회복되고 혹은 실업률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에 가까워 질 때까지 향후 몇 년 동안 매우 낮게 유지될 것입니다. 이는 제로금리가 2024년까지 유지된다는 것을 뜻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 국채 10년물 국채 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6~12개월 동안 수익률은 0.5 ~1.0 % 범위를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지방채 수익률(금리)은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이미 부채 수준이 높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수가 감소한 주 및 지방 정부가 발행한 채권 가격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채 시장에서도 신용도가 성과를 가르는 지표가 될 것입니다. 높은 투자등급 회사채는 Fed 양적완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이들 발행 기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를 견뎌낼 힘이 있습니다. 법인세가 인상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에 기업의 현금 흐름과 수익에도 긍정적일 것입니다. 그러나 투기등급의 하이일드 채권은 지연되는 경기 회복과 이미 높은 부채 수준으로 인해 가격 하락 혹은 부도까지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Q10 : 미국 달러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A : 달러는 Fed가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 정책을 공격적으로 완화한 지난 3월 이후 무역 가중치 기준으로 약 10 % 하락했습니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추면서 Fed는 미국의 실질 금리(인플레이션 조정)를 유럽이나 일본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뜨렸습니다. 실질 수익률 격차가 줄어들면서 달러 수요는 감소했습니다.

우리는 달러가 하락할 여지는 더 많다고 보지만 향후 6개월~1년간 지금보다 더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은 예산 적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커서 해외의 달러를 국내로 들여와야 합니다. 금리의 이점이 없다면, 달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11 : 이번 선거가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세계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엔 어떠한 변화도 보이지 않습니다. 달러는 여전히 세계 거래의 약 80%와 중앙은행 준비금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실제 달러 사용은 지난 20년 동안 크게 증가했으며 세계 금융 시스템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