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은 공화당 장악…바이든의 '협상 리더십' 주목

입력 2020-11-05 17:33
수정 2020-11-06 00:52
공화당이 내년에도 상원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하원도 지금처럼 민주당 우위를 이어갈 전망이다. 당초 예상된 ‘블루웨이브(민주당이 백악관과 상·하원 모두 석권)’는 무산됐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 해도 증세, 기업규제 강화 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5일 오전 새벽 3시(한국시간 오후 5시) 기준으로 상원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친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 포함)은 각각 48석을 확보했다. 이 시간 기준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네 곳 중 공화당 우세 지역은 세 곳, 민주당 우세 지역은 한 곳이다. 이를 합산하면 공화당이 상원에서 51석을 차지하며 다수당 지위를 수성하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현재 공화당의 상원 의석수는 100석 중 53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켄터키주 상원의원이 7선을 달성하게 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상원 법사위원장)도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에 민주당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점쳐졌던 노스캐롤라이나와 메인주에서도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이 수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공화당이 ‘홈그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한 것이 블루웨이브 실패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가 백악관에 입성한다 해도 그의 핵심 공약이 의회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기업들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의 최저세율(최저한세율) 및 법인세율 인상, 고소득자에게 적용되는 소득세율 인상 등의 조세정책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는 세율 인상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입장과 정반대다. 따라서 하원에서 증세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공화당 우위인 상원의 반대를 이겨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화당이 상원 100석 중 51석으로 ‘아슬아슬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 특정 안건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한두 명만 민주당 쪽의 의견에 찬성해도 공화당의 주장이 관철되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 확정될 경우 핵심 공약의 의회 통과를 위해 그의 주특기인 협상과 타협의 리더십을 본격적으로 발휘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원은 현재 민주당 우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CNN은 이 시간 기준 하원 의석 435개 중 199석을 민주당이 확보하며 다수당 기준(218석)에 다가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같은 시간 공화당은 188석을 차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