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아파트 매매시장을 자극한 건 역대급 전세난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7월 31일 새 주택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전세 매물이 증발한 여파다. 전세를 못 구한 실요자들이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 쇼핑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7% 상승했다. 전주(0.13%)보다 0.04%포인트 오름폭이 확대됐다. 이번 상승률은 지난 ‘6·17 대책’ 발표 직후인 6월 넷째주(0.22%) 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장기간 전세난에 시달리던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중저가 아파트 ‘사자’에 나서면서 집값을 끌어올렸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경기 김포(1.94%)가 대표적이다. 교통이 편리한 풍무역세권과 마산·구래·운양동 등 한강신도시의 저가 단지 위주로 매수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
김포 풍무동 ‘김포풍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달 신고가인 7억450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전 실거래가 6억3000만원보다 1억1500만원이나 올랐다. 같은 지역의 ‘풍무자이’ 전용 84㎡도 최근 신고가(4억8000만원)를 경신했다. 현재 호가는 5억1000만~5억5000만원에 이른다.
경기 파주(0.37%)와 고양 덕양구(0.37%), 용인 기흥구(0.28%), 남양주(0.26%) 등도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폭이 커졌다. 파주 야당동 ‘운정신도시롯데캐슬파크타운2차’ 전용 59㎡는 지난달 4억55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신고가(4억4900만원·8월)를 뛰어넘었다. 지방에선 부산이 0.30%에서 0.37%로, 대전이 0.24%에서 0.41%로 상승폭을 키웠다. 대구 역시 0.26%에서 0.30%로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전셋값도 상승폭이 커졌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23% 올라 전주(0.22%) 대비 0.01%포인트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0.10%→0.12%), 지방(0.21%→0.23%) 등도 오름폭이 확대됐다. 수도권은 0.23%로 전주와 같았다.
서울은 71주 연속 상승세다. 송파(0.21%)·서초(0.20%)·강남(0.19%)·강동구(0.18%) 등 강남 4구의 상승률이 높았다. 마포(0.15%)·용산(0.12%)·성동구(0.07%) 등도 많이 올랐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