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CEO 줄줄이 임기 만료…물갈이 이어지나

입력 2020-11-05 17:10
수정 2020-11-06 01:41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주요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국내 보험업계에 ‘장수 CEO’가 흔치 않은 데다 외부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대규모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연임이냐, 세대교체냐
5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허정수 KB생명 대표,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등이 서류상 임기를 채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 등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보험업계의 관심을 끄는 곳은 내년 7월 합병이 확정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다. 성 대표와 정 대표가 일단 연임하고, 내년에 통합법인 ‘신한라이프’의 초대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DB손해보험을 10년째 이끌고 있는 김 대표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4연임을 거친 그는 손해보험업계 최장수 CEO이기도 하다. DB그룹이 ‘김남호 회장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지난 7월 김 대표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영전했다.

KB손해보험에서는 양 대표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이 모두 연임하는 등 KB금융의 진용이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다. 양 대표는 국민은행장 후보에 꾸준히 올랐을 만큼 KB금융 내 입지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산업, 새해에도 보릿고개 예상대기업 계열 대형 보험사의 전문경영인 중 일부도 벌써부터 연임이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적지 않은 보험사에서 ‘쇄신’ 차원의 CEO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임 CEO들은 코로나19로 더욱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을 중요한 임무로 함께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보험산업 성장세는 지금보다 더 꺾일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이다. 보험연구원은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 수입 증감률(전년 대비)이 올해 2.5%에서 내년 -0.4%, 손해보험업계는 6.1%에서 4.0%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저성장·저금리로 인해 전통적 사업모형과 전략을 지속하기 어려운 ‘성장 공백’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