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혼란' 美 조롱하는 中네티즌…"미국 쇠퇴하고 있다"

입력 2020-11-05 17:07
수정 2021-02-02 00:03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당선인을 확정하지 못하고 혼돈 양상을 보이자 중국 네티즌들이 조롱 섞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4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더기 개표 중단 소송전으로 '불복' 카드를 꺼내자 중국 네티즌들이 조롱 속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네티즌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든 지든 관계없이 그의 마지막 임무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초반 부진했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부처에서 역전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문제 삼으며 재검표와 소송 카드를 꺼내든 행위를 저격한 것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트럼프 대통령을 재선시켜 미국을 내리막길로 걷게 하자"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가 서로 승리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마작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자신이 이겼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표현한 글도 있었다.

로이터는 "중국 네티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미국에 혼란을 주고 중국에 이익을 줄 것이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관영 매체들까지 합세해 미국 대선의 혼란상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와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단 소송을 낸 사실을 알리며 미국 대선이 혼란에 빠졌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해 온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인 또한 트위터를 통해 "이런 불안한 상황은 보통 가난한 나라 선거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미국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 정부는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대선은 현재 진행 중이며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 대선은 미국 국내 문제로 중국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언급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