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바이든 당선돼도 미북관계 원점으로 안 돌아갈 것"

입력 2020-11-05 15:30
수정 2020-11-05 15:32

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은 5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의 북핵 문제와 관련해 "지난 3년간의 성취, 북한과 우리 정부, 미국 정상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밝힌 합의와 의지들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경화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바이든은 톱다운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무급에서 시작하는 상향식 접근을 선호해 지난 몇 년간 북미 협상을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을지 우려된다"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비핵화 달성 위한 노력 기울일 것"강경화 장관은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긴밀한 공조를 통한 비핵화, 한반도 영구적 평화 등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긴밀한 조율을 통해 북미 대화가 재개되고,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비핵화, 영구적 평화가 달성되도록 최대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 대선 개표 상황에 따른 정부 대응에 대해선 "외교부는 미국 대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선 동향을 살피고, 가능한 결과에 따라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었다"며 "누가 확정적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민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강경화 장관은 "바이든이 되든, 트럼프 재선이 되든 지금까지 우리가 잘 닦아 왔던 소통 채널들이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 행정부로 여러 공식 라인이 있고, 바이든과도 대선 과정에서 여러 소통 채널을 만들어 놨다"고 했다.

"과거 전략 전 인내로 회귀하기 예단 일러"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민주당이 비핵화 부분에서 전략적 인내나 바텀업 방식을 고수한다면 정부의 비핵화 전략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고 묻자 강경화 장관은 "미국 민주당 정부가 다시 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전략적 인내로 완전히 회귀할 것으로 예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강경화 장관은 김영호 의원이 "바이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조건으로 핵 폐기라는 말 대신 '핵 능력 축소', '핵 감축'이라는 용어를 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몰고 왔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냐"고 물은 데 대해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엔 섣부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기본 틀을 갖고 지금까지 북핵 문제를 다뤄왔다"며 "포괄적인 틀 내에서 후보자의 여러 가지 말을 풀이한다면 같이 추진할 수 있는 해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