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미국 대선 논란 '신중 또 신중'…당선 축하 프로젝트 가동

입력 2020-11-05 13:01
수정 2020-12-05 00:32

미국 대선이 혼전 양상을 띄는 상황에서 정부는 5일 오후 3시 청와대에서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어 미국 대통령 선거 상황에 대해 논의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당선 승복이 나올 경우 당선 축하 시나리오도 이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부는 오늘 오후 3시 NSC 상임위에서 미국의 대선 상황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민석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리 정부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물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협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새로 들어설 미 정부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체제 달성을 위해서도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어느 정부와도 한미 양국 간 협력해 온 전통에 따라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훈 실장 주재의 NSC 정례 상임위에서 미국 대선 상황 점검을 의제로 한 차례 논의한 뒤, 참석자를 확대한 안보관계 장관회의 과정을 밟을 예정이라는 게 강민석 대변인의 설명이다. 두 차례 회의를 통해 내린 향후 외교안보 전략을 문재인 대통령에 보고하는 수순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부터 외부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대선 상황을 보고 받고 결과가 한반도에 미칠 영향과 대안을 분석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 대선과 관련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이에 대비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외교부는 지난 8월 1차관을 팀장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달 방미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바이든 캠프의 외교안보라인도 만나 한미 현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실장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당장 가동할 수 있는 안을 준비했냐'는 질문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당선 축하 서신과 전화 통화, 공개 메시지 등 외교적 관례에 따른 절차를 진행할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이날 NSC 회의에서 시나리오에 따른 절차 진행 시기나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는 개표가 완전히 끝나고 패배한 후보의 승복 선언이 있을 때까진 입장을 내지 않고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에 무게가 실렸지만 결국 트럼프 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기 때문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