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일 완성차 업체 메르세데스 벤츠의 '조건부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차세대 차량에 자율주행의 핵심 부품인 '스테레오 카메라'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벤츠가 내년 하반기 유럽의 자율주행 규제 도입에 맞춰 2021년형 S클래스를 시작으로 신제품 차량에 탑재할 예정인 '뉴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에 활용되는 스테레오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
벤츠의 뉴 드라이브 파일럿은 국제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자율주행 단계 중 '레벨 3(조건부 자율주행)'에 해당한다. 뉴 드라이브 파일럿이 활성화되면 시속 60km 이하의 운행조건에서 시동과 가속, 조향과 제동 등이 자동으로 구동된다.
뉴 드라이브 파일럿은 차량 주변 360도 환경의 교통과 도로 상황 인지를 위해 스테레오 카메라와 함께 라이다, 레이더, 초음파 등 다양한 최신 센서 등을 통해 입력되는 데이터를 상호 참조한 후 활성화된다.
스테레오 카메라 등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방 카메라는 자율주행차의 '눈'이라 불린다. 단안 카메라와 달리 원근감을 인식해 전방 물체를 감지하는 역할을 수행해 스스로 긴급 제동을 거는 등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게 하고, 차선을 자동으로 안전하게 유지하게 해줘서다.
이 외에도 전방의 교통정보 수집, 앞차와의 간격 유지, 교통 표지판 자동 인식, 상향등 자동 제어, 교차로 위험 경고, 전방 노면 굴곡 인식, 도로 표지판 인식 후 제한 속도 제어 등 다양한 첨단 안전 기능을 수행해준다.
앞서 LG전자는 2014년 유수의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 끝에 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공동 개발 양해각서(MOU)를 따낸 바 있다. 이후 LG전자는 벤츠와 함께 이같은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벤츠는 2009년부터 뉴 드라이브 파일럿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이 최근 들어 전사적으로 미래차 전장 부품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는 자율주행차 카메라 기술 개발에도 오랜 기간 힘 써왔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해 접목한 LG전자의 ADAS 카메라 기술력은 완성차 업계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양사가 양해각서 체결 후 협력을 진행 중인 건 맞지만, 고객사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미래 먹거리'로 꾸준히 육성해왔던 LG전자의 자동차 전장(VS) 사업본부는 내년 3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올 3분기도 직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를 1400억원 가량 줄였다. 그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에 집중됐던 매출 구조에서 자동차 부품 매출 부분이 증가세에 있는 것도 호재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전화회의(컨퍼런스콜)에서 "올 3분기부터 시장 회복에 따른 매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고정비 효율화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