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주가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플레이스테이션5(PS5·사진) 출시가 8일 앞으로 다가오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4일 소니는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장중 2% 넘게 오르며 9010엔을 찍었다. 9000엔을 넘기며 2001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저점(5297엔)에 비해 68%가량 높다.
주가 강세는 PS5 출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오는 12일 소니는 새로운 게임 콘솔인 PS5를 내놓는다. 2013년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4(PS4) 이후 7년 만에 내놓는 새로운 콘솔이다.
PS4가 나왔을 때도 소니의 주가는 크게 뛰었다. 전자사업 부진으로 2007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소니 주가는 2013년 PS4 출시를 기점으로 반등했다. PS4 출시 열흘 전 1649엔에 머물던 주가는 출시 직후인 2013년 11월 17일 1875엔으로 올랐다.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해 이듬해인 2014년 11월 30일에는 2677엔으로 PS4 출시 전보다 62%가량 올랐다.
소니 전체에서 PS 시리즈가 이끄는 게임 부문이 내는 이익이 가장 많다. 올 상반기에는 영업이익의 42%가 게임 부문에서 나왔다. 매출에서는 게임과 전자제품이 각각 24%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반도체(13%), 영화(12%), 음악(10%)이 뒤를 이었다.
PS5 출시로 올해 소니의 게임 부문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게임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2조6000억엔을 기록할 것”이라며 “소니는 출시 첫해 760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PS5는 예약판매를 개시한 후 12시간 만에 PS4의 12주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
3분기 영업이익(3153억엔)도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해 시장 예상치(2971억엔)를 웃돌았다. 3분기 실적이 좋아지자 소니는 올해 실적 전망치를 높였다. 매출 8조5000억엔, 영업이익 7000억엔으로 기존보다 각각 2.4%, 12.9% 높게 조정했다. 게임 부문의 영업이익은 25% 올렸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매출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게임기인 PS5를 판매하면 소니의 구독 서비스인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PS Plus) 회원 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PS플러스에 가입하면 온라인에서 다른 이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기 같은 하드웨어는 한 번으로 판매가 끝나지만, PS플러스 같은 구독 서비스는 매달 60달러 수준의 구독료를 내는 서비스다. 지속해서 매출을 올리기 좋다.
게임 부문 외에도 성장동력이 있다. 시장 1위인 이미지 센서다. 지난해 기준 소니의 이미지 센서는 세계 점유율 53.3%를 기록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화웨이에 센서를 납품해도 된다는 미국의 허가가 떨어져 미·중 분쟁에 의한 불확실성까지 해소됐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