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판문점은 9.19 군사합의가 지켜지고 있는 합의이행의 현장"

입력 2020-11-04 10:23
수정 2020-11-04 10:27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4일 “판문점은 9.19 남북 군사합의가 지켜지고 있는 합의 이행의 현장”이라며 판문점 내 남북한 자유 왕래를 제안했다.

이 장관은 이 날 경기도 파주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으로 중단된 지 1년여 만에 재개된다. 통일부는 판문점 견학 재개에 대비해 견학지원센터를 짓고 견학 신청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준비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 장관은 지난 6월 북한이 폭파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복원에 대한 희망도 드러냈다. 이 장관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도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복원되고 재가동되기를 희망한다”며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판문점 내 남북 자유왕래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판문점은 삼엄한 군사적 공간이었지만 남북 대화와 접촉의 창구이기도 하였다”며 “9.19 군사합의 통해 자유왕래에 합의한 바 있는 만큼 수 많은 사람이 넘나드는 평화의 길로 만들어낼 때”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도 제안했다. 이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라도 추진되어야 한다”며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방미 계획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장관은 개표가 진행중인 미국 대선 이후 한반도 문제 논의를 위해 미국에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상황을 보며 판단하도록 하자”며 말을 아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북한 열병식이나 미국 대선, 내년 초 북한의 8차 당대회 등 정치 일정을 통해 북측이 현상을 변동시킬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이 아직까지는 상황을 격화시키거나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는 개선하는 쪽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개소식에는 이 장관을 비롯해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박정·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 도성훈 인천 교육감, 페트릭 고샤 중립국감독위원회 스위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송 위원장은 “미국 대선이 끝나고 행정부 출범한 이후에도 북한도 자제하고 미국도 자제해 미·북 대화가 재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판문점을 찾는 시범견학단은 일반 국민과 취재진 20명 등 모두 80명으로 구성됐다. 통일부는 판문점 견학 신청을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단체 단위(30~40명) 뿐만 아니라 개인·가족 단위(최대 5명)도 가능하도록 했다. 견학 신청도 최소 60일 전에 이뤄져야 했지만 이제는 2주 전까지 가능하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