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인천 을왕리 음주운전 사망사고' 관련, 검찰은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단순히 방조한 것이 아닌 교사한 것으로 봤다.
4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8일 인천 중구 영종도의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시던 동승자 A씨(47)는 B씨(33·여)를 불렀다. 당시 A씨는 일행 중 한 명에게 B씨를 술자리에 부르도록 하며 "대리비나 택시비를 줄 테니 걱정 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 일행과의 술자리에 합류했고 이 자리는 밤 12시가 넘는 시간까지 이어졌다. 이후 일행과 다툼을 벌인 B씨가 집에 가겠다며 자리를 뜨자 A씨가 따라나섰다.
다른 동석자가 대리운전을 불렀지만 기사가 빨리 배정되지 않자 A씨는 자신의 벤츠 승용차 운전석에 B씨를 태우고 운전하도록 했다. 당시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94%였다.
술에 취한 A씨와 B씨가 탄 차는 9월 9일 오전 1시쯤 중앙선을 침범하고 역주행해 치킨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피해자를 치어 숨지게 했다.
B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동승자 A씨가 B씨의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교사했다고 보고 공동정범으로 판단해 A씨에게도 위험운전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동승자에게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A씨와 B씨의 첫 공판은 오는 5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