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서울·부산지역 중진들과 연쇄 회동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만난 이들은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외부인사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중진들과의 회동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리더십을 견고히 한 뒤 당내 후보들과 보궐선거 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부산 지역 중진 의원들 연이어 만나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부산지역 중진들과 오찬을 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에는 5선의 서병수·조경태 의원과 3선의 김도읍·하태경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김종인 위원장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중진 의원들과 김종인 위원장의 회동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김종인 위원장은 같은 날 저녁엔 권영세·박진 의원과 김용태·나경원·이혜훈·김성태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서울지역 원내·외 중진들과 막걸리를 곁들인 만찬을 했다.
이 같은 행보는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의 전·현직 중진들에게 선거 전략, 경선 규칙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당내에서는 김종인 위원장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이들의 의향을 확인해 보려는 자리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김종인 위원장도 부인하지는 않았다.
"당내 보궐선거 후보군에게도 눈길 준 것"김종인 위원장은 만찬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에서 다선을 하고 원외위원장을 맡고 계신 분들이 보궐선거에 우리가 어떤 자세로 임해야 승리로 이끌 수 있느냐는 의견을 들어보기 보기 위해 만났다"며 "여기 참석한 분 중 서울시장 후보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주 내로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룰이 확정되면 각자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어떤 인물이 나와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서울 시민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경선 룰이 그런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당원 투표보다 일반 시민 의사가 보다 많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경선룰이 정해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당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내년 보궐선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고 풀이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회동 취지는 중진들을 만난다는 의미와 당내 소통을 강화하는 의미, 그리고 당내로 보궐선거 후보군에 대한 시선을 돌리는 의미 등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