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부터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부쩍 늘고 있는 가운데 주요 보험회사가 은행과 비슷한 수준의 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의 지난달 대출 공시에 따르면 생보사가 판매하는 분할상환 방식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의 최저금리(고정·변동)는 연 2.43~3.08%로 집계됐다. 주요 생보사별 금리는 삼성생명이 연 2.43~5.01%, 신한생명 연 2.41~3.76%, 교보생명 연 2.60~3.63%, 푸본현대생명 연 2.59~5.38%, 한화생명 연 2.70~3.80% 등이다.
손해보험사의 아파트담보대출 상품 최저금리는 연 2.03~2.91%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삼성화재 연 2.41~4.76%, KB손해보험 연 2.50~4.93%, 현대해상 연 2.59~4.39%, 농협손해보험 연 2.91~4.12% 등이다.
통상 보험사의 대출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의 최저금리가 계속 낮아지면서 은행과의 격차가 줄어들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계약을 유지하는 등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은행보다 더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채권 잔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말과 비교해 7000억원 증가했다.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1조9000억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은행보다 20%포인트 높은 60%가 적용된다는 점도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의 특징이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 따라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에서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한 사람은 개인별 DSR이 은행에서는 40%, 비은행권에서는 60%를 넘을 수 없다.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아도 신청할 수 있지만, 보험을 들면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초저금리 환경에서 최대한 수익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