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얼굴)은 3일 ‘2050 탄소중립’과 관련,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규제에 이끌려 가기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과감히 도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민·관 협력을 통한 국가 전략화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 제로’ 목표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문 대통령이 ‘저탄소 경제’를 연일 강조하면서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기업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2050 탄소중립에 대해 “결코 쉽지 않은 무거운 약속”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의 2050년 탄소중립, 중국의 2060 탄소중립 목표 등을 언급하며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이 같은 세계적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면서도 “제조업 중심의 우리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시민단체와 여당 일각의 탄소중립 선언 요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의 탄소중립 선언이 이어지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화석연료 의존이 높으면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아주 낮고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로서는 더욱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그러나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EU 등 주요 국가는 환경 규제와 장벽을 더욱 높이고 있어 이를 뛰어넘으려면 기업들도 친환경 저탄소 경제로 가야만 삼아남을 수 있다”며 “탄소중립을 오히려 기술혁신과 산업구조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정교한 로드맵과 민관의 협업체계 구축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의 강력한 추진은 국가 전략으로 구축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며 “탈탄소와 수소경제 활성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