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고 마시고 타먹고…식품사, 단백질 시장 키운다

입력 2020-11-03 17:00
수정 2020-11-04 01:18
먹는 단백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살이 찌거나 체력이 저하된 사람들이 면역력, 체력 강화를 위해 단백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단백질 시장에 뛰어든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먹기 편한 제품, 다양한 기능성 원료를 넣은 제품 등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00억원대였던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올해 두 배인 1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이어트 대신 단백질식품회사들은 수년간 다이어트 기능성 식품에 집중했다. 최근 다이어트 자리를 ‘단백질’이 차지했다. 5년 전 구글 트렌드 검색에선 ‘다이어트’ 검색량이 ‘단백질’보다 다섯 배 이상 많았다. 올 들어 검색량은 거의 비슷해졌다. 코로나19로 요가 필라테스 등 홈트레이닝 열풍이 불자 단백질 인기가 높아졌다. 체형 관리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부터 건강에 관심이 높은 중장년층까지 단백질을 섭취하기 시작했다.

식품업체들은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며 단백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시장을 연 식품업체는 매일유업이다. 2018년 10월 ‘셀렉스’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매일유업은 식품업계 최초로 매일사코페니아연구소를 세우고 경희대 의대, 아주대병원 등과 근감소증 예방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근육 감소를 막아주는 성인용 분유인 코어프로틴, 마시는 고단백 멀티비타민, 셀렉스 뉴트리션바 등을 내놨다. 올 들어선 운동할 때 마시는 ‘스포츠 웨이프로틴 드링크’와 피부건강에 도움을 주는 ‘셀렉스 밀크세라마이드’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해 연매출 500억원 달성을 앞두고 있다.

제과업체인 오리온은 지난해 4월 ‘닥터유 단백질바’가 인기를 끌자 지난 6월 간편하게 마시는 단백질 보충제 ‘닥터유 드링크’를 내놨다. 달걀 두 개 분량의 단백질을 함유한 제품으로 바나나맛, 초코맛 등 2종으로 출시해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50만 병을 기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음료 시장은 정체돼 있지만 단백질 시장은 커지고 있어 단백질 음료를 선보였다”며 “2030세대가 많은 도심 지역 편의점에서 매출의 60%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오리온은 중국에도 진출해 각각 ‘닥터유’와 ‘셀렉스’ 브랜드로 단백질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음료 우유 제과업계 키워드 ‘프로틴’후발 주자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빙그레가 요플레에 ‘프로틴’을 첨가해 출시한 ‘마시는 요플레 프로틴’과 ‘떠먹는 요플레 프로틴’은 판매량이 월 50만 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유제품 전문기업 푸르밀은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에이플네이처의 칼로바이와 손잡고 마시는 고단백질 ‘퍼펙트 파워쉐이크’를 내놨다. 이마트는 요거트 전문기업 ‘풀무원 다논’의 고단백 발효 요거트 ‘오이코스’를 단독 출시하기도 했다. 분유회사 일동후디스가 지난 2월 출시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월평균 판매량이 30%씩 늘고 있다.

건강을 위해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건 세계적인 현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인이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이는 식품과 영양 트렌드는 ‘고단백 식단(34%)’이었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의 81%는 식자재를 선택할 때 단백질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세계 단백질 식품 시장은 2017년 약 13조원에서 2025년엔 약 32조88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