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 경쟁에 업계 수수료는 쥐꼬리

입력 2020-11-02 17:22
수정 2020-11-03 01:34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OCIO 시장의 출혈경쟁도 심해지고 있다. 운용 보수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한국형 OCIO의 출발점으로 볼 수 있는 공적연기금 투자풀은 2001년 시작됐다. 초창기 8~9bp(0.08~0.09%) 수준이었던 보수는 최근 3~4bp(0.03~0.04%) 수준으로 내려왔다.

현재 고용노동부 고용보험기금의 운용보수는 2.7bp 수준이다. 투입되는 전문 인력이 15명임을 고려하면 적자 수준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OCIO 시장 수수료 체계는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비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관들이 ‘전담 조직’을 요구하기 때문에 부담은 더 커진다. 운용인력을 다른 업무에서는 배제하고 해당 위탁자산 운용 업무만 수행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회사 각 팀에 배치돼 있는 유능한 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담 시스템이 적절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전담 조직을 꾸릴 경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도 어렵다. OCIO의 강점은 여러 기관에서 맡긴 자금을 한꺼번에 모아 운영함으로써 운용의 효율성과 수익률을 높이는 데 있다. 남 연구위원은 “OCIO 운용사가 보유한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고, 자금의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담 조직은 비효율적인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